열대지방 선교의 적 '흰개미'를 없애라

[ 선교 ] 열대지방 선교사들, 일상 생활 속 흰개미 피해 속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7월 24일(월) 10:41
   
▲ 흰개미에 무너진 책장(홍경환 태국선교사 제공)

최근 예장 통합 선교사들의 SNS 커뮤니티에 태국 선교사인 홍경환 목사가 올린 사진 한장이 화제다. 사진에는 책장 하나가 처참하게 무너져 있고, 옆에 있는 책장마저 위태롭게 기울어져 있다. 뒷벽 또한 상당히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을 올리며 홍 선교사는 "(책 정리를 안했더니) 어느날 흰개미가 알아서 다 먹어주었습니다. ㅎㅎ 갑자기 책장이 쓰러지면서…"라고 메시지를 올렸다.
홍 선교사의 사진과 글을 본 열대지방 선교사들은 악명 높은 흰개미에 대해 성토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남수단의 김종우 선교사가 본인도 흰개미에 당한 적이 있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 선교사는 "박멸하는 것은 겉으로만 해서는 다 죽일수 없고 속까지 까 뒤집어야 하는데 한도 끝도 없다. 개미가 약물을 물고 들어가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박멸의 길"이라며 필리핀 시부섬에서 이 약을 제조하는 이를 소개해주겠다고 정보를 제공했다.

인도네시아의 김종련 선교사 또한, "흰개미는 열대지방에 사는 선교사들은 누구나 보고 경험한다"며 "흰개미가 물면 상당히 아픈데 그들을 위해서 나무먹이를 주면서 안전하게 가옥을 지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팁을 알려주었다. 김종련 선교사는 이어 "선교 초기에 곰에게 공격당한 적이 있다"며 "등 뒤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사람들이 주는 상처들은 오직 십자가 보혈 아니고는 치료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하소연을 했다.

박명하 선교사는 "(흰개미 때문에) 잠자다 천정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며 "흰개미가 다 파먹어서 책장도 두번이나 무너졌고, 아까운 브리태니커 대사전도 다 파먹었다. 분명 천재 개미가 되었을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필리핀의 박남수 선교사는 "필리핀 언어 타갈로그어로 힌개미는 '아나이'고 자녀(아이)는 '아낙'이다"라며 "한번은 교회에서 나무 문들을 흰개미가 먹기 시작하자 '아나이(개미)'를 죽이라고 한다는 것이 평소때 자주 쓰는 말인 '아낙(자녀)'을 죽이라고 해서 교인들이 박장대소를 하고 웃은 적이 있다"며 해프닝을 공유했다.

SNS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던 다른 선교사들과 선교 관계자들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고 골치가 아팠을 일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해학과 웃음으로 넘기는 선교사들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오면서도 마음이 짠하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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