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장로회연합 총회의 축하를 받고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7월 18일(화) 15:43


본 교단 제1회 총회의 총회록 제5쪽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기록되어 있다. "만국쟝로회련합 총회와 미국남쟝로회 총회에셔 문안과 축사하는 편지를 랑독하매 길션듀시가 총회 셔긔로 이 두 공함에 대하야 위션 답쟝도 하러니와 미국북쟝로회 총회와 영국가나다와 오스들례니야쟝로회 총회에도 죠션 총회 조직됨을 감샤함으로 편지하기를 동의하야 가결하다"

옛 어투이기는 하지만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과 미국남장로회 총회로부터 본 교단 총회의 창립에 대하여 문안과 축하하는 편지를 받아서 총회 개회석상에서 낭독한 것이다. 이어서 당시 초대총회장으로 피선된 언더우드 선교사가 미국북장로교회 총회를 대신하여 축하인사를 전하였고, 서기 길선주 목사가 이들 세계 장로교 연합단체와 네 형제교단을 위하여 기도하였다.

총회를 창립할 때 이들의 축하서한이 얼마나 큰 격려가 되었겠는가. 식민지 백성의 처지였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두 편지를 낭독한 뒤 한국에 선교사를 보낸 캐나다장로교회와 호주장로교회 총회로 총회 조직을 알리고 감사 편지를 보내기로 결의한 데서 그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해외 교회와의 연락사무를 서기인 길선주 목사에게 맡긴 데에서 국제관례를 존중하는 여유도 볼 수 있다.

이번에 제26차 총회를 마친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는 1875년에 창립되었다. 런던에서 창립할 당시의 정식 명칭은 "장로제를 유지하는 전세계 개혁교회들의 연맹"이었다. 유럽과 북미의 21개 장로교 교단이 중심이 되어 창립하였다. 한국에 선교사가 들어오기 10년 전의 일이었으니, 142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1970년의 케냐 나이로비에서 “국제회중교회협의회”와 통합하여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으로 발전했다.

2010년에 이르러 WARC는 미국의 그랜드 래피즈에서 개혁교회에큐메니칼협의회(REC, 1946년 창립)와 통합하여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이 되었다. 명실상부하게 세계 장로교회와 회중교회를 대표하는 단체가 된 것이다. 현재 WCRC는 독일 하노버에 본부 사무실을 두고 108개국의 229개 회원교단의 8천 만 명의 교인들을 섬기고 있다.

우리 교단은 WARC 시절부터 밀접하게 협력하여 왔다. 회원교단으로 본 교단이 감당한 제일 큰 일은 제22차 총회(1989)를 연세대학교에서 개최한 일이다. 본 교단의 노정현 장로(새문안교회)는 세 차례에 걸쳐서 20여 년 간 부회장으로 섬긴 바 있고, 김용복 목사가 신학부 위원장을 역임했다.

실무자로서는 박성원 목사가 협력과증언부 총무로 섬겼다. 영남신학교 교수를 역임한 정경호 목사가 실행위원으로 섬기기도 했다. 이번 총회에서 이홍정 목사가 실행위원에 피선되고, 김문기 목사가 총회 준비에 참여하여 그 흐름을 잇고 있다. 회원교단인 기장 총회와 협력하여 대만, 일본, 홍콩의 회원교회들과 동북아시아협의회(NEAAC)를 구성해서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7일까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WCRC 제26차 총회가 열렸다. 총회는 다채로운 여러 행사를 곁들여 치루어졌다. 614명의 총대를 비롯한 1000여 명 참가자들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를 방문하였다. 라이프치히 니콜라스교회 예배당에서 이건용 교수가 작곡한 시편 찬양 "깊은 시련 속에서"를 총회 헌정곡으로 초연한 것도 이채로웠다.

특이한 것은 WCRC 초청으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 4명이 참석한 일이다. 북한대표로서는 데브레첸에서 열린 제23회 총회에 이어서 두 번째 참석이었다. 장신대와 함께 '종교개혁 세계 박람회 한국관' 개관예배를 겸하여 종교개혁 기념예배를 총회장 이성희 목사님을 모시고 루터가 설교하던 예배당에서 드린 것은 백미 중의 백미였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예배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드렸다. 본 교단 창립 때부터 협력하였으니, 벌써 햇수로 105년을 넘기고 있다. 한편으로 세계 장로교회가 한국교회의 역할에 기대가 크다는 것도 확인했다. 급격하게 변하는 세계교회의 지형변화 앞에서 한국교회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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