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인성 <7> 몸과 영혼의 균형잡힌 훈련

[ 기독교교육이야기 ]

우수호 목사
2017년 07월 18일(화) 15:41

어느 특성화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고민이 생각난다.

'학생들의 취업률은 높지만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표를 내고 나오는 학생이 많습니다. 조금만 어렵고 맞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일을 배우기도 전 나오고 맙니다. 그래서 학생들을 가나안 농군학교(1962년 김용기 장로가 설립한 영농후계자 양성기관)에 입소시켜서 인성교육을 시킬까 합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인성교육이 부족한 현재 학교교육의 단면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실례이다. 이러한 사실은 비단 그 교장 선생님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기독교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는 대광고등학교도 입시 위주 교육의 문제점과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있다. 대학 진학률은 높지만 조화로운 인격이 갖추어야 할 인성과 영성이 부족한 사람들을 배출한 결과 오늘날 사회가 지금처럼 혼란스럽고 각박해졌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남자학교 최초로 '생활관' 교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교장 선생님 사택을 활용하여 일정기간 동안 숙식을 같이하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영성과 올바른 대인관계, 사회생활에 기본이 되는 예절과 태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목표는 기독교 신앙관의 확립, 자율적인 생활 태도 확립, 공동체 의식 강화, 나라 사랑과 효도의 마음 갖기, 기본적인 생활 예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생활강령을 보면 기독교 인성교육의 의지를 볼 수 있다.

'첫째, 우리는 그리스도를 본받으며 그를 따라 생활한다. 둘째, 우리는 자율적으로 행동하며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셋째, 우리는 이웃을 존중하며, 바른 예절을 지킨다. 넷째, 우리는 사명을 깨달으며 그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로 명시되어 있다.

인성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속성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 최고의 인성교육이라는 것을 생활강령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대광의 생활관 교육은 영성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예배로 시작해서, 매일 아침마다 경건회를 하고, 마지막 마무리도 예배로 한다. 식사시간에 함께 기도한다. 가장 이상적인 인성교육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되게 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생활관을 통한 대광의 기독교 인성교육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가를 알게 하고 닮아가게 하며, 인간은 모두 죄인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공동생활을 통하여 체험하게 한다.

그리고 자율적 생활의 태도를 길러주는데,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면 진리를 행하는 참된 자유인이 되며,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갖게 되며,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게 되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 되게 한다.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사랑으로 희생하고 봉사하며, 공동체 생활에서 성실, 근면, 협동, 봉사를 체험하게 되고 섬기는 삶을 배우게 된다. 공동체를 의식하되 개인의 다양성을 함께 인정하며 나눔의 원리와 기쁨을 알게 해 준다.

대광에서는 생활관의 이름을 '자율의 집'이라고 명명한다.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자율적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생활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학급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배우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본회퍼가 쓴 '자유에의 도상의 정류소(1944년 7월 11일)'라는 시에 보면 몸과 영혼의 훈련을 의미하는 '절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유를 찾아 떠나려거든, 욕망과 육신이 그대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지 않도록 먼저 감각과 영혼을 절제하는 것을 배우십시오. 당신의 정신과 몸을 깨끗하게 하고, 그 앞에 주어진 목표를 찾아 거기에 복종하고 또 순종하십시오. 절제 없이 자유의 비밀을 맛본 사람은 없습니다."

진리를 아는 참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몸과 영혼의 훈련이 필요하다. 올바른 기독교 인성교육은 몸과 영혼의 훈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기독교학교는 희미해진 기독교적 정체성을 바르게 세우고 그 터 위에 균형 잡힌 인성 교육을 하기 위해서 힘써야 한다. 그래야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있는 현재 우리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우수호 목사
대광고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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