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7월 04일(화) 11:56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역사 이래로 세상은 끊임없이 변해왔지만, 현대사회에서 경험하는 변화의 속도감은 급하고 그 영향은 파괴적이다. 이를테면 옥스퍼드의 마틴스쿨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에서 "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컴퓨터의 발달로 인해서 텔레마케터, 화물 운송 중개인, 시계 수선공, 보험 손해사정사, 전화 교환원, 부동산 중개인 등의 직업이 사라지거나 종사자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다. 알파고는 통산 전적 69전 68승을 기록하면서 세계의 바둑 명인들을 차례대로 이겼다. 중국의 바둑 명인 커제나 유럽 챔피언 판 후이를 비롯해서 알파고를 이긴 기사가 없다. 이세돌 기사만 한 차례 알파고를 이겼을 뿐이다.

카네기멜론대가 만든 포커 인공지능 렝푸다시도 인간 고수를 제압했다. 컴퓨터와 인간의 체스 경기는 이미 1997년에 IBM이 제작한 컴퓨터 딥 블루가 처음으로 인간을 이긴 바 있다.

1984년부터 20년간 세계 체스 챔피언 자리르 지켜온 카스파로프가 딥 블루에게 1승 3무 2패로 패했다. 독일의 산업용 로봇업체 쿠카 로보틱스는 로봇 팔 홍보 영상에 로봇 팔과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티모 볼과의 게임을 활용했다.

실제로 올해 함부르크산업박람회에 출시된 로봇 팔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로봇 팔이 탁구에서 인간을 이긴 것이다.

최근의 고용문제와 청년과 여성의 실업문제는 이러한 사회 변화에 따른 변화인 것이다. 산업화가 고도화되고 IT가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고용 둔화 경향이 두드러진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960년대엔 25~54세 사이 미국인 남성 20명 가운데 1명 꼴로 직업이 없었지만, 10년 이내 그 수치는 7명 중 한 명 꼴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간의 노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그야말로 인간의 노동과 삶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노동조합조차 기술의 발달이 산업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는 인천대학교 교수 팀에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겼다.

현대자동차에는 울산공장의 2만 5000 명의 생산직 노동자를 비롯해서 사내외 협력업체에서 6만 여 명이 일하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에 도입되는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서 노조 스스로 자동차 산업 종사자의 처지를 염려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노동과 사회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문화와 종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1970년대 이래 서구사회가 산업화에 따라서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화, 세속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서구교회도 교세 감소를 경험했다. 인간의 노동과 사회에 대한 이해의 변화가 교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새로운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나 대도시가 20세기 후반의 서구의 사회 변화와 유사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일개 노동조합조차 사회변화에 대하여 대처하는데, 한국교회는 너무 둔감한 것이 아닐까.

이러한 변화는 기왕의 목회 방식으로 대처하기 쉽지 않은 변화이다. 가히 목회 패러다임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한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복음을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증거할 것인지 깊이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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