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行間)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7년 06월 27일(화) 16:12

신문이나 언론의 기사와 함께 사용되는 용어 중에 '행간(行間)' 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의 사전적 뜻은 '글의 줄과 줄 사이, 행과 행 사이'이다. 즉 문장의 길어서 두 줄 이상 될 경우 줄과 줄 사이의 간격을 말한다.

인쇄물의 경우 이 행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글을 읽는데에 답답하기도 하고, 또 허전해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편집자가 이 행간을 적당하게 잡는 것도 인쇄물에서는 중요하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와 함께 '행간'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특별한 뜻이 있다. 겉으로 들어난 뉴스 내용 속에 깊이 숨어있는 뉴스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뉴스의 행간을 읽기"라고 한다.

특히 언론이 통제를 받던 시대에 '행간 읽기'가 유행처럼 강조됐다. 기사를 쓰는 기자가 겉으로 표현할 수 없는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통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교묘하게 기사를 작성했다.

그러면서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 겉으로 들어난 뉴스 내용 속에 숨겨져 있는 깊은 의미를 추론할 수 있도록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팩트만을 보도하고 있는 기사 속에서 독자들은 그 속에 담겨져 있는 깊은 뜻을 찾아 읽는 묘미가 있기 마련이다.

때론 앞질러서 자기 중심적인 추론(행간을 읽음)을 함으로써 본래 의미하는 전혀 다른 삼천포로 빠지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성향이 다른 사람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고 자기 중심적인 해석을 함으로써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

최근에 일부 언론 보도를 보면서 독자들은 "왜, 저런 것까지 보도할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언론은 독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취지라고 변명을 하지만 마구잡이식으로 앞다투어 보도함으로써 독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치와 관련된 내용일 경우에는 더 그렇다.

뉴스에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내밀어야 하는 정치인들이 이같은 방법을 교묘히 이용하기도 한다. 정치인들 사이에는 "정치인에게는 '부고' 빼고는 뭐라도 언론에 나오는게 좋다"는 말을 할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해 진행된 미국 대통령선거, 지난 5월 끝난 우리나라 대통령선거에서 막말이 쏟아지기도 했고, 현재도 언론을 통해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특정 인사의 막말이 여과없이 보도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언론이 우리 사회를 그물망 같이 덮고 있다. 누구도 이 그물망을 쉽게 빠져나갈 수 없다. 공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이 그물망에 걸릴 수밖에 없다. 공직자 청문회 과정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에는 행간이 있다. 그 행간을 찾아 읽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이 행간을 구분할 수도 없을 정도로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려서는 안 된다. 선정주의, 황색언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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