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장애인선교회 이동규 목사

[ 이색목회 ] 뇌줄중 환자의 재활과 신앙 돌보는 특별한 사역 펼쳐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7년 06월 27일(화) 13:34

지난 2004년 성탄절, 작은 교회에서 열심을 다해 목회하던 한 목사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1년 여 동안 투병생활을 했고, 결국엔 뇌병변 2급 장애인이 됐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희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재활에 힘썼다. 처음에는 휠체어에 앉아야만 이동이 가능할 정도였다. 하지만 꾸준한 치료와 운동, 그리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휠체어나 지팡이 없이 잘 걸을 수 있게 됐다. 이후론 시무하던 교회도 사임했다. 그럼에도 목회 사역의 끈은 놓지 않았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자신처럼 뇌출혈로 쓰러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복음을 전했다. 뇌졸중 장애인이 된 후 9년이 지난 2013년엔 '뇌졸중장애인선교회'도 창립했다. 뇌졸중 환자들을 돌보는 특별한 사역의 동역자, 서울관악노회 전도목사 이동규 목사의 이야기다.
 
 -목사님 건강은 어떠신가?
 서울관악노회 친구교회를 섬기면서 행복한 목회 생활을 했다. 일주일에 16개 그룹의 성경공부를 인도할 만큼 열심히 했다. 새벽부터 밤 자정까지 종일 목회사역에 전념했다. 수면이 부족했고, 스트레스도 받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몸의 우측으로 편마비가 왔다. 당시엔 글도 잊어버렸고, 소리도 못 냈다. 뇌병변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힘썼다. 지금은 많이 회복돼 혼자서 걸을 수 있을 정도지만 아내의 도움을 받고 있다. 발음이상으로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회복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하나님의 은혜이다.
 
 -뇌졸중장애인선교회를 시작하신 계기는?
 뇌졸중 장애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1년 동안 입원해 있으며 신앙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믿음은 환자의 재활과 재활 후 생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하나님이 주신 믿음과 긍정의 마음이 회복과 치유에도 영향을 끼친다. 내가 그랬고, 주위 환자들이 그랬다. 이 마음의 확신을 품고 똑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과 긍정의 마음을 갖게 하고, 또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 가운데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된 것이 사역의 첫걸음이다. 본격적인 사역을 결심하면서 2013년 9월 5일 선교회를 창립했다.

 
 -뇌졸중장애인선교회와 목사님의 사역을 소개해 달라?
 뇌졸중 장애인들은 반신마비, 언어장애, 연하장애, 발음이상, 감각이상, 복시, 시각장애, 운동장애, 어지러움 등 다양한 불편과 문제를 안고 있다. 어찌 보면 절망적이다. 예수님도 민망히 여기셨던 어려움이다. 뇌졸중은 성경에도 나오는 아주 오래된 병이다. 이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뇌졸중 장애인과 보호자들이 함께 모여 신앙 안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돕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특별히 선교회는 뇌졸중 환자를 방문하는 것을 가장 큰 사역으로 여기고 있다. 기독교 신앙을 통해 하나님을 의지해 몸과 영혼의 재활을 돕고, 정확한 증상에 대한 치료법, 재활 방법 등도 전달한다. 또 뇌졸중 환자모임인 쿰(Koum)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친목을 도모한다. 이외에도 뇌졸중 뉴스레터 발간, 뇌졸중 환자를 위한 후원의 밤 개최, 성탄절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뇌졸중 환자 중에는 목회자들이 상당히 많다. 아픔 중에 있는 목회자들을 위로하는 것 또한 중요한 사역이다.
 
 -뇌졸중장애인선교회 사역의 성과와 주변의 반응은?
 선교회의 가장 큰 열매는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뇌졸중 장애인에 관심을 갖고 돌봄 사역에 조금씩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교회와 사회 또한 중증환자들을 위한 기반 시설과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또 중요한 것은 절망의 늪에 빠진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여건과 상황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남병원, 부천 한우리요양병원, 데이케어센터, 인천과 천안의 늘푸른요양병원 등에서 환자들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신앙이 없는 분들은 예수님을 영접하고 있다. 주위 동역자들은 '몸도 불편한데 교회 사역다 더 힘든 목회를 한다'고 놀라워한다. 특별한 사역을 위해 물심양면 협력해 준 친구 목사들에게도 감사하고 있다.
 
 -목사님께 목회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부르심에 응답한 이상, 그 끈을 놓을 수 없는 사명이다. 상황과 환경을 탓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누워만 있을 순 없다. 부름받아 나선 이몸 어디든 가겠다고 다짐했다면 어디든 가는 것이 목회라고 생각한다.
 
 -뇌졸중환자와 같은 장애인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는?
 최근 대형교회가 시설을 잘 갖추면서 약자들의 이동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교회일수록 열악할 수밖에 없다. 더 조직적으로 관심과 봉사에 참여해야 한다. 특별히 모든 교회와 평신도들이 좀 더 열린 마음을 갖고 환자들에게 다가가면 좋겠다.
 
 -목회의 다변화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목회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많은 돈, 큰 교회를 지양하면서 작지만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더불어 열릴 눈과 열린 마음이 있어야 한다. 믿지 않는 사람과 믿는 사람, 돈 많은 사람과 가난한 사람, 건강한 사람과 아픈 사람을 차별하는 관망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의 비전과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러시아 여행을 다녀왔다. 기회가 된다면 실크로드 여행에 도전해 보고 싶다. 또 뇌졸중장애인들과 가족들이 참여하는 국내 여행을 추진하고 싶다.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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