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공보 기획> '제2의 목회인생' 준비하는 수원영은교회 권영삼 목사

[ 교계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7년 06월 19일(월) 16:55
▲ 권영삼 목사.

경기노회 수원영은교회를 경기남부권의 손꼽히는 모범교회로 부흥 성장시킨 권영삼 목사가 교회의 앞날을 위해 안정적인 목양지를 사임한다.

수원영은교회 시무 18년차인 권영삼 목사는 느닷없이 5월 28일 당회에서 "시무 사임" 입장을 밝히고, 6월 4일 예배시 광고에 이어 11일 제직회와 18일 공동의회 결의까지 일사천리로 사임절차를 거쳤다.

권영삼 목사는 "교회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다음세대를 위한 영아부, 유치부를 위한 죠이맘, 유년부, 소년부를 위한 성품학교, 온가족 교육을 위한 쉐마학교, 청ㆍ장년부를 위한 알파그레이스 공동체 준비 등 교회의 중장기 부흥을 도모하고, 시대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젊은 후배 목사에게 사역을 맡기는 것이 교회를 위하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담임목사의 선언에 당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아쉽지만 목사님께서 정년을 5년 앞두고 결단 내린 뜻을 존중하며 원로목사 예우를 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권영삼 목사는 "교회가 후임자를 결정하면 절차에 따라 사임하기를 원한다"며 "원로를 바라고 시간을 채우는 것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 그래도 교회에서 원로예우를 하겠다고 하기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후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후임목회자가 오기를 기도하며 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현재 총회 평신도지도위원장과 영남신학대학교 이사장 등을 맡고 있어 세상적인 시각에서는 운신의 폭이 정점에 있다. 심지어 지난 몇 년간 계속해서 총회 부총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시무 사임'하고 "제2의 목회인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펼치겠다"는 소회를 남겼다.

▲ 권영삼 목사는 목회사역의 정점을 이루는 때 교회의 중장기 부흥 도모와 후배에 길을 열어 주고자 시무 사임한다. 수원영은교회는 권영삼 목사가 부임하며 매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사진은 수원영은교회 예배 모습.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은퇴를 하는 것은 아니기에 경기노회 노회원이면서, 영남신학대학교 이사장으로 섬기며 미자립교회를 협력하는 일에 나설 것"이라며 "정년은퇴까지 5년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새로운 목회여정을 보내고 아름답게 목회활동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 목사는 후배 목회자의 목회 고충을 듣고 미자립교회를 성장시키는 일에 함께하며 선교사 지원을 주목적으로 하는 '바른실천목회연구원'(가칭) 개설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 사역을 위해 협력자를 발굴하고 있다.

권 목사는 6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2의 목회여정을 준비하며 "부모님 기도 덕분에 어려움 없이 목회해온 것 같다"는 가족사를 전했다. 내리신앙으로 권 목사의 아들은 서울노회 영락교회 전임전도사, 며느리는 서울남노회 반포교회 부목사, 사위는 미국 나성한인장로교회 부목사로 섬기고 있다.

권 목사는 경북 영주에서 9남매 중 8번째로 출생하여 영주제일교회 원로장로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철저한 신앙교육을 받았다.

그가 회고하는 어린 시절은 '기도의 일상'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새벽기도를 거르는 법이 없었고, 자녀에게도 수시로 기도하며 하나님과 소통할 것을 가르쳤다.

아버지는 권 목사가 '세계적인 목회자'가 되기를 서원기도 했다고 한다. 집에 방문한 미국 선교사가 어린 권 목사를 보고 "선한 인상에 총명하니 목사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안수기도를 해준 이후 아버지는 줄곧 서원기도 했다.

그러나 권 목사는 신학교보다는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원했고 2차시험에서 낙방하며 '서원기도'대로 영남신학대학교에 들어갔다.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집안의 4대째인 권 목사가 드디어 '부르심'에 순종했다.

영남신대 졸업후 계명대 음대와 장신대(M.Div)를 거쳐 연세대 교육대학원(M.Ed),샌프란시스코신학교(M.A), 리폼드신학교(D.Min)에서 수학했다.

1983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영락고 교목으로 목회활동을 시작해 서울노회 문화교회 부목사, 경북노회 내당교회와 서울동노회 광석교회 담임목사, 미국 한인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수원영은교회에 부임했다.

▲ 권영삼 목사는 '시무 사임' 후 계획에 대해, 후배 목회자의 고민을 돕고 미자립교회 성장과 선교사를 지원하는 사역 등 제2의 목회여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은 수원영은교회에서 성찬식을 집례하고 있는 권영삼 목사.

그는 목회활동에서 변하지 않은 비전으로 "순수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자기다짐을 줄곧 지키려 노력했다.

"목회를 하며 항상 겸손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교회가 안정되고 부흥할수록 자만할 것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수원영은교회는 권 목사 부임 이후 꾸준히 성장했다. 지금의 성전은 권 목사 부임 당시 건축이 진행되며 위치가 허허벌판이었지만, 그후 아파트와 마을공동체가 들어서며 주민들과 함께 성장한 교회로 이끌었다.

바자회를 열어 지역의 어려운 주민 지원과 초ㆍ중ㆍ고에 장학금 사업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알파그레이스공동체 사역으로 소통과 화합의 길을 열었다.

또한 상생의 목회를 추구해 미자립교회 20여 곳을 정기적으로 도왔다. 각 구역별로 미자립교회 예배에 참석해 헌금과 전도 프로그램을 시행한 것은 권 목사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에서는 언제나 중심에 서서 변화를 직접 주도했다. 목사의 권위만을 내세우며 교인들에게 일방통행 권면을 하기보다는 솔선수범하는 영적 리더십을 보였다.

그는 금요일 오후 9~11시 진행되는 '찬양과경배'에서 직접 찬양과 기도 인도를 한다. 권 목사에게 금요일이란, '찬양과경배' 시간이 있어 "영성을 키우는 날"이라고 설명한다.

특별히 교계에서 크고 작은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경기노회장, 노회장협의회장, 영남신대 총동문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총회 평신도지도위원장과 영남신대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영남신대 이사장으로서는 교직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학교가 역동적으로 변모하도록 헌신했다. 노회장협의회장을 지내면서는 총회 공명선거 정착에 기여하고, 경기노회장으로서는 은퇴목사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그들이 경기노회 각 교회에서 설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권 목사는 "총회에서 여러 일을 섬기며 기억나는 건 미국으로 가기 전 찬송가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교단의 첫 복음성가 작업에 참여한 것"이라며 "오래 전 일이지만 그때의 자긍심과 감사함을 잊을 수 없다. 앞으로도 쓰임 받을 목회여정을 생각하면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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