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개혁지 방문, 목적을 분명히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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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 14일(수) 15:26

올해는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지 500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계기로 종교개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혁의 현장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노회 혹은 시찰회, 또는 각 선교ㆍ연구 단체들을 중심으로 종교개혁지 방문이 줄을 잇고 있으며, 종교개혁지로 주목을 받는 루터의 유적지에는 방문객으로 차고 넘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종교개혁지가 아니더라도 때에 맞춰 그동안 해외 여행의 명분을 찾지 못했던 교계 관계자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세워 잇따라 출국한다.

종교개혁은 정도에서 벗어나 잘못가고 있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했다. 당시 기득권층에 대한 도전이었고, 죽음을 불사한 행동이었다. 그러기에 수많은 종교개혁자들이 단두대와 화형장에서 처형됐으며, 이들의 희생으로 개혁의 불씨는 지역을 넘어 유럽과 전세계로 확대됐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한국교회는 '개혁'이란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최근 2, 3년 동안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 내에 개혁해야 할 과제를 찾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교회가 여전히 개혁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개혁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중 하나로 교회 지도자들을 꼽는다. 그들은 기회만 있으면 해외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잇따라 유럽 종교개혁지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종교개혁지 방문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때에 맞춰 현장을 방문하는 만큼 방문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의례적인 여행이 아니라 종교개혁 500주년에 걸맞은 방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전에 방문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준비과정이 있어야 한다. 또 '개혁'에 포커스가 맞춰진 만큼 종교개혁 역사 현장에서 무엇을 배우고, 배운 것을 우리 목회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우선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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