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치안'에서 배운다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6월 07일(수) 09:46

한국경찰이 변하고 있다. '감성치안'이라는 말에서 그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십여 년 전 일부 지방의 경찰서에서 이 말을 쓰기 시작했는데, 근자에는 경찰청에서부터 파출소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요점은 권위주의를 버리고 서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대두하는 치안 수요에 대응하려는 면도 있다.

'감성치안'의 이름 아래 어느 경찰서에서는 미술전시회를 열었다. 2007년에 경북지방경찰청에서는 치안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치안워크숍, 간담회, 혹은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의 어느 경찰서는 숭실대학교 강당을 빌려서 힐링음악회를 개최했다. 시를 쓰고 시화전을 개최하는 경찰서장도 있고, 악기를 들고 경로당을 찾는 파출소장도 있다. 이러한 활동이 다소 딱딱하고 무뚝뚝해 보이는 경찰 조직에 감동과 엔도르핀을 공급한다고 믿는 까닭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감성치안'을 위해서 새로운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2015년 3월에는 주민접촉형 문안순찰을 시작했다. 차량 위주 순찰에서 벗어나 주민을 찾아가서 안전을 확인하고 대화하거나 치안시책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는 것이다.

치매환자나 독거노인, 혹은 야간에 여성이 혼자 근무하는 편의점 등 취약요소를 점검하고, 보이스 피싱이나 실종예방 등 안전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서울 근교의 어느 경찰서는 야쿠르트 배달원 5명을 '울타리 수호천사'로 임명했다.

이는 사회적 약자의 건강과 안녕을 보살피는 '울타리 치안서비스'의 일환이다. 일종의 지역사회 안전을 지키는 민.경 협력치안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주민밀착형'이다.

경찰은 2015년을 '피해자보호 원년의 해'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서 일선경찰서에 피해자 전담 경찰관을 지정하고, 범죄 피해자 치료비, 심리치료비, 긴급생계비 등을 민간단체인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서 지원하는 절차도 개선했다.

경기북부지방의 어느 경찰서는 2017년을 공동체치안원년으로 선포하고, '학교愛안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서장이 학교장, 학생대표, 녹색어머니회, 어머니폴리스, 모범운전사 등 다양한 협력단체와 함께 교통안전과 학교주변 유해환경 개선활동, 학교 폭력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찰의 감성치안 캠페인은 서민의 생활현장에 새롭게 접근하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경찰의 감성치안은 권위주의로부터 벗어나는 사회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엘빈 토플러의 '고객의 감성을 움직이는 창조와 상상력의 물결'을 연상케 한다.

경찰의 '감성치안'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 것인가. 다양할 것이다. 우선, 지역사회 주민들을 향한 '감성전도' 혹은 '감성선교'는 어떨까. 특히 미전도세대로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 도움이 될 것이다. 충분한 준비없이 초고령사회를 살고 있는 은빛세대를 위한 새로운 접근도 필요하다.

3포세대, 5포세대가 된 젊은이를 위해서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3년 차를 맞는 교회성장지원운동본부가 곧 이러한 접근의 '감성전도', '감성선교'라 볼 수 있다. 5년 차를 맞아서 중간점검 중인 '치유와 화해를 위한 생명공동체운동10년'도 지역사회 밀착형 '감성선교'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감성치안은 공권력의 무장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치안유지를 향한 기대에 부응할 뿐이다. 총회는 루터의 종교개혁을 맞아 정한 제101회기 주제를 '다시 거룩한 교회로!'로 정했다. 이는 먼저 개혁정신을 새롭게 하고 '감성목회'를 전개하자는 초대인 것이다. 정보화와 세계화로 인해서 급속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감성전도, 감성선교, 감성목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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