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특별시민'

[ 기고 ] 영화 '특별시민'을 보고

김기포 목사
2017년 05월 25일(목) 09:47

최근에 정치영화가 화제다. 정치영화는 단순하고 뻔한 스토리 때문에 조금은 식상하고 무미건조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런데 그 평범한 선거 이야기를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반전의 반전을 거듭 하면서 새로운 흥미까지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특별시민'이다.

영화 '특별시민'은 인간 내면의 욕구와 인간의 원초적인 권력의지를 여과 없이 담아내고 있다. 선거는 살아 있는 또 하나의 생물이다. 선거는 가혹한 전쟁이다. 거기엔 동정도 없다. 오직 이기기 위한 무한경쟁과 점점 황폐해 가는 이기적인 모습만 존재한다. 특히 권력욕에 함몰된 선거전은 피비린내 나는 역겨운 냄새를 풍긴다. 정치인들에게 권력은 중독이다. 권력은 만족이 없는 끝없는 욕망이다. 그 권력은 정치인들에게 또 하나의 존재이유가 된다.

문제는 권력은 야망을 지향하게 되고 그 끝없는 야망은 진흙탕 같은 싸움을 하게 되고 결국 한쪽은 피투성이가 된 채 추락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서 유권자로부터 표를 얻어야하는데 그 표를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인은 또 하나의 쇼를 연출한다. 그것은 보여 주기위한 일방적인 쇼다. 정치는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 표를 얻고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다면 실시간 검색 1위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상대를 비난하고 헐뜯는 흑백선전은 기본이다. 판세가 불리하면 검은 돈의 뒷거래도 이루어진다. 가족들의 모든 행적은 한순간에 벌거벗겨진다. 그야말로 선거전은 똥물에서 진주를 찾는 격이 된다.

영화의 줄거리는 여느 정치인생과 다를 바가 없다. 서울만 사랑하고 발로 뛰던 서울시장인 변종구(최민식)는 권력욕이 강한 정치인이다. 그러면서 한없이 여리고 약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는 권력욕에 사로 잡혀 어느덧 정치 9단이 된다.
그의 연출된 모습에서 언제나 비린네가 난다. 그는 선거전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아내도, 딸도 자기 명예를 위한 이용의 대상이다. 중독된 권력은 결국 비인간성을 드러낸다.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은 선거 공작의 달인이다. 그는 차차기를 노리면서 언제나 이중플레이를 감행한다. 그리고 변종구와 파트너를 맺고 겁없이 뛰어든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은 참신하면서도 풋픗한 냄새를 풍기지만 선거가 진흙탕이 되면서 그의 진실된 모습은 또 다른 벽을 만나면서 좌절과 아픔을 경험한다.
변종구는 서울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서울시장을 발판으로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 그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게 된다. 하지만 상대 후보의 치열한 네거티브 공세에 의해 생각지 못한 복병을 만나면서 서울시장의 선거전은 그야말로 진흙탕이 된다.

선거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선거는 승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정치인은 변장의 달인이 된다. 영화 특별시민은 개성파 연기인들이 평범한 정치 이야기를 결코 진부하지 않은 시선으로 녹아 냈다. 그들의 내면연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내면의 모습을 녹록하게 담아낸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그런데 그 민주 공화국은 선거를 통해 꽃을 피운다.

권력자들이 유권자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특별시민인 유권자들을 우습게 여길 때 권력은 추풍낙엽처럼 하루아침에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시민들과 소통이 단절될 때 그 불통은 또 하나의 고통이 되어 국민들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특별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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