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 <7> 공교육의 아버지 루터

[ 기독교교육이야기 ]

양금희 교수
2017년 05월 11일(목) 09:39

루터에게 붙여지는 많은 이름 중에 '공교육의 아버지'라는 이름이 있다. 즉 루터가 학교 설립과 운영의 주체를 국가로 보면서, 국가가 모든 시민들에게 학교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공교육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말이다.

루터의 시대인 중세말기는 인문주의 사상에 의해 유럽전역에 교육의 열기가 확산되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독일의 모든 마을들은 여전히 중세적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즉 대부분의 학교는 수도원이나 교회가 설립한 학교였고, 성직자 희망생이나 소수의 귀족들만이 학교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었다. 중세는 귀족의 자녀는 귀족이 되고, 농부의 자녀는 농부가 되는 것이 당연하던 강력한 신분사회였고, 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계층의 사람들이 자녀들을 굳이 학교에 보낼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교육을 통한 신분의 변화가 오늘날처럼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대였고 문맹률도 높았다. 루터가 모든 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야한다고 호소한 '시의원에게 보내는 글'에 보면 이런 표현이 있다. "오늘날 '내 아이가 목사가 될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학교를 보내야 한단 말인가'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 말은 당시에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말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루터가 제시한 개념이 공교육개념이다. 그는 학교는 '영의 나라' 즉 교회의 지도자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세상 나라'인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보았는 바, 국가도 하나님의 질서가 다스려지는 하나님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국가에도 인재들, 즉 법률가, 행정관, 의사들이 필요하고, 그 무엇보다 국가에 하나님의 질서가 다스려지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도덕적으로 바르게 훈련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아이들이 교육 없이 방치되면 세상은 무질서가 판치는 악의 나라가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시의원에게 드리는 글(1524)'에서 시에서 학교를 직접 세워서 시에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설득하였다. 그의 글에 자극이 되어 독일의 막데부르크(Magdeburg), 노르드하우젠(Nordhausen), 할버슈타트(Halberstadt)와 고타(Gotha) 등의 여러 도시에 학교가 세워졌고, 이들은 모두 독일의 초기 공교육의 모델 역할을 하였다.

그는 또한 종교개혁운동에서 그의 오른팔과 같은 역할을 했던 멜란히톤과 함께 라틴어학교(오늘날의 인문계고등학교)를 세우고, 쿠어작센지역에 학교제도가 새롭게 정착하도록 학교법을 제정하거나 구체적인 학교교육의 방안들을 제시하였다. 그렇게 루터의 공교육 개념은 그의 종교개혁이 단순히 교회의 개혁만이 아니라 세상을 개혁하는 운동으로 확대되는 통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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