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고아들 신앙으로 양육하고 싶어"

[ 연중기획 '이웃' ] 다문화이주민 성공사례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7년 05월 10일(수) 15:10
▲ 판카즈 목사.

지난 4월 20일 서울노회 정기노회에서는 이색적인 목사 안수식이 있었다. 힌두교 출신의 인도인 판카즈 목사가 안수를 받았던 것. 다문화 이주민 사역기관인 나섬공동체를 통해 복음을 접한 판카즈 목사가 평범한(?) 이주민 노동자로 입국해 복음을 받아 들이고, 신학에 입문해 전도사를 거쳐 목사가 되기까지 사연은 특별하다.
 
인도의 계급 사회에서 가장 윗 계층인 브라만계층 출신인 판카즈 씨는 부유한 환경에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했지만, 오랜 인생의 방황으로 부모의 속을 태웠다. 그는 잦은 음주와 싸움으로 거의 감옥에 갇힐 상황에 놓여 있었고, 그의 부모는 아들의 미래가 걱정되어 반강제적으로 한국행 비행기를 태웠다. 아들이 타국에서 고생하며 철이 들길 바래서였다.
 
"한국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비행기를 탔고, 낯선 한국생활을 시작했지만, 오히려 부모님의 눈을 벗어나니 더욱 일탈이 쉬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도 여전히 유흥과 잦은 싸움에 휘말리던 중 2003년 우연히 나섬교회에서 주최한 체육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교회 사무실에서 핸드폰을 충전하던 중 휴대폰을 도난당했습니다. 휴대폰을 도난당하지 않았다면 친구로부터 연락받은 즉시 사건 장소로 갔을 것이고, 제가 피의자가 됐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휴대폰 도난 사건으로 인해 친구의 싸움 소식을 뒤늦게야 확인하게 된 그는 친구가 정당방위 중 살인을 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때부터 하나님께 친구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은 거룩한 사람이 아닌 우리 같은 죄인을 위해 오셨다는 목사님의 말을 듣고 삶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판카즈 씨의 친구는 정당방위가 입증되어 형량이 줄어들게 되었고, 2004년 판카즈 씨와 함께 나섬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유난히 싫어하던 그는 신학공부를 하라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2006년 장로회신학대학교에 입학할 당시 판카즈 씨는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한국인 아내의 내조와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하며 2015년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기까지 9년은 눈물의 기도 시간이었다. 그 결과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목사안수를 받기까지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길이 뭔지 많이 생각했습니다. 돈보다 예수님을 좋아하고, 목회보다 예수님을 좋아하면, 가시같이 모난 사람들도 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아닌 하나님 앞에 인정 받는 목사가 되는 것이 판카즈 목사가 세운 신앙 목표다.
 
내년에 그는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고향인 인도로 돌아가서 선교를 할 예정이다. 기독교 인구가 전체 12억 인구중 3% 미만인 땅, 인구 대다수가 힌두교인인 인도에서 기독교인은 박해의 대상이다. 힌두교는 모든 신이 힌두교에 포함된다는 교리를 갖고 있어, 기독교의 유일신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도 힌두교 안에 소속되어 믿을 수 있다는 개념을 갖고 있어 복음전파가 어려운 국가 중 하나이다. 게다가 이슬람에 IS가 있듯 인도에는 RSS라는 단체가 힌두교를 유지시키고 타 종교가 인도에 자리잡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친구의 살인사건을 통해 두 죄인을 살려주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예비하시고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기에 박해나 핍박은 두렵지 않다"는 판카즈 목사는 인도의 버려진 고아들을 1000명 입양해 크리스찬으로 길러내는 비전을 품고 있다.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아이를 낳고 길거리에 버리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지닌 다문화 이주민에게 전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자 그는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이주민이라는 상대적 약자의 입장에서 복음은 받아들여지기 쉽다는 것이다. 덧붙여 판카즈 목사는 "온 세계인이 한국 땅에 와 있다. 밖으로 나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자로 이땅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 200만에게 다가간다면, 이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훌륭한 선교사가 될 것"이라며 현지인에 의한 선교의 효율성을 언급했다.
 
이주민 200만명 시대. 이 땅의 약자로 살고 있는 다문화 이주민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양육하여 고향에 역파송하는 사역이 새로운 세계선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로부터 한국땅에 보내주신 200만 이주민들이 훌륭한 예비 선교사로 설 수 있도록, 나그네를 순례자로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한국교회의 중요한 사명임을 교회는 자각해야 할 때이다.


전문강사가 찾아와 들려주는 다문화 교육

다문화사회 및 이주민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을 이제는 온라인 상에서 또는 국가 지원 강사를 통해 받을 수 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다문화에 대한 이해, 인식전환, 편견해소를 위한 대상별 맞춤형 찾아가는 다문화이해교육을 실시한다.
 
찾아가는 다문화이해교육은 다누리배움터(danurischool.kr)에서 신청가능하며 최소 20명 이상, 교육시간 1시간 30분 이상 교육에 한해, 당해년도 예산 소진시까지 신청 가능하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중인 100여 명의 강사진들 중 자신이 속한 그룹의 목적이나 성격에 부합한 강사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다누리배움터 회원가입(기관유형) 후 '찾아가는 교육' 신청을 하면 된다. 문의) ☎ 02-3479-7775
 
개인이 다문화에 대한 교육을 원할 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학습도 가능하다. 일반성인 과정, 청소년 과정, 청소년교육자 과정, 시설종사자 과정, 직장인 과정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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