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부활 교육의 균형 필요

[ 논설위원 칼럼 ]

박화경 교수
2017년 05월 10일(수) 11:34


우리의 부활절 교육은 십자가에 집중된 반면 부활에 대한 교육은 매우 미흡하다. 십자가에 대한 교육은 평상시에도 자주 실시되지만 사순절이 시작되면 더 본격화된다. 재의 수요일에서 6주 동안 특별 새벽기도, 금식기도, 수난주일 사건 재현, 세족식, 전시회, 영화, 연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며 십자가에 대한 교육이 실시된다.

그러나 막상 부활주일에는 음악이나 축하 행사로 대치되고, 부활의 중요성이나 부활이 오늘의 삶에 주는 의미와 적용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교육자료나 프로그램들도 매우 빈약한 편이고, 거기에다 부활절이 끝나면 부활교육도 끝나버린다.

부활은 다른 종교와 완전히 구별되는 기독교만의 독특한 사건이며, 부활과 함께 기독교가 시작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좌절하며 뿔뿔이 흩어졌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면서 다시 모였고, 부활을 통해 이 세상을 넘어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고, 부활신앙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수가 해리스도임을 전했다. 부활하여 살아계신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신앙은 모든 믿는 자에게 엄청난 감격과 기쁨이고, 희망과 용기의 원천이며, 절망과 고통의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이고, 새 역사 창조의 근원이다.

이처럼 부활이 기독교의 핵심 사건이기 때문에 동방교회에서는 부활신앙에 대한 가르침을 매우 중요시 했다. 그러나 서방교회로 넘어오면서 십자가가 중심이 되었다. 물론 십자가 없는 부활이 존재할 수 없고 십자가 신앙도 교육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편중됨으로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로 인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부활의 감격과 기쁨을 제대로 누리며 못하는 것은 물론 부활신앙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조차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스도인들이 부활신앙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부활신앙이 있어야 세상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과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몰트만(J. Moltmann)은 "부활신앙은 세상을 비웃을 수 있다"고 한다. 부활신앙을 가진 사람은 세상의 권력이나 부를 부러워하고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이 귀한 것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안다. 마치 바울이 세상의 자랑거리를 배설물로 여길 수 있듯이 세상과는 다른 세계관과 다른 가치관을 가치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부활하신 예수가 모든 악과 죄와 죽음을 이긴 승리자였던 것처럼 승리자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바울이 현재의 고난은 장차 올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며 감옥에서도 기뻐하였던 것처럼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부활의 빛에서 고난을 해석한다. 어떤 어려움도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고, 세상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자연스럽게 넘쳐나게 된다. 이런 부활신앙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십자가는 고행의 상징이나 자기부정이나 자기희생이라는 족쇄가 될 수 있고, 복음의 기쁨과 감격을 상실할 위험성이 있다. 부활신앙의 빛에서 십자가는 고난자체가 아니라 영광으로 가는 길이며, 엄청난 은혜요 삶의 긍정과 감사의 근거가 된다.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부활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가르쳐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과 의미에 대해 공부하고, 부활의 능력을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부활한 예수께서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찾고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시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자료들과 프로그램들도 개발하고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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