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청년들이 찾아올 곳은 '교회'다

[ 기고 ]

박희숙 군종목사
2017년 05월 10일(수) 11:31

필자는 육군에 입대한 청년들이 처음으로 예배드리는 입소대교회에 시무하는 군종목사다. 육군훈련소 교회라고 하면 다들 연무대군인교회를 떠올리실 것이다. 그 전에 훈련병들이 첫 예배를 드리는 곳이 바로 입영심사대 입소대교회이다.

매주 월요일에 입영한 훈련병들은 이후에 3일간 입영심사대에서 군복 등 보급품을 지급받고, 신체ㆍ특기 검사 등을 하며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리고 목요일 아침에 훈련소의 각 부대로 넘어가 훈련을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상 입대 3일 차에 입영심사대를 떠나기 전날 수요예배를 입소대교회에서 드리게 된다. 2011년에 평북노회와 여전도회의 정성어린 기도와 후원으로 노후화된 시설을 완전 리모델링을 하여 아름다운 예배당에서 예배드리고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1700여 명의 육군 현역병들이 입대를 한다. 그 중 기독교수요예배에 1000여 명이 자원하여 참석을 하고, 나머지 인원들이 타종교행사에 참석하거나, 생활관에서 휴식을 취한다. 특별히 훈련병들에게 참여를 독려할 시간도 방법도 없는데 훈련병들이 제 발로 교회로 찾아오는 것이다. 매주 훈련병들이 이렇게 참석을 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여겨지다가도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교회에 청년들이 떠나가고 있고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떨어져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청년들이 찾아오는 곳은 교회라는 것이다. 왜 교회로 찾아오는 것일까? 고민하는 가운데 필자는 군종목사로 임관하기 전에 섬겼던 교회학교의 선생님들의 얼굴과 헌신이 떠올랐다.

1000여 명의 형제들 중 현재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형제들은 20%도 되지 않지만, 유년ㆍ청소년 시절에 학교 앞 전도를 받고, 그렇게 교회에 와서 권사님, 집사님이 해주시는 떡볶이를 한번이라도 먹어보았던 이들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다시 교회를 찾아오는 것이다. 그때 뿌리신 씨앗을 이곳에서 저희가 거둬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입대 후 첫 예배에 출석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하며 복음을 전하고 세례신청서를 받는다. 그리고 훈련소 연무대교회에서 5주간 주일에 예배드리며 세례를 받도록 한다. 나아가 군교회에서 뿌린 씨앗은 하나님의 계획하심 가운데 민간교회에서 열매 맺게 될 것임을 믿는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사명을 감당할 때에 당장은 그 열매가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열매 맺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신 줄로 믿고 순종하여 복음의 씨앗을 뿌리면 주님께서는 우리의 순종을 받으시고 역사하신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기도가 때로는 현재의 상황을 보고 낙심하려는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주여!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들의 영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줄 믿나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조선의 믿음의 앞날을 볼 수 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결국 그 믿음대로 지금의 한국교회가 세워지지 않았는가?

필자도 미약한 믿음이지만 매주 입소대교회와 연무대교회에서 오전 3부 7000명, 오후 2부 4000명의 청년들이 목이 터져라 뜨겁게 찬양하며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며 이들을 통해 다시금 한국교회에 부흥을 일으키실 하나님의 역사를 벅찬 가슴으로 꿈꾸게 된다.

누군가는 그러한 청년들을 초코파이 신자라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복음 15장의 둘째 아들도 아버지께 효도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 아니라, 굶주려죽지 않으려고 돌아왔다가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

초코파이가 먹고 싶어서, 실로암 찬양이 부르고 싶어 교회로 왔다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형제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의 어린 믿음이 성장하여 전후방 군교회와 전역 후에 지역교회에서 그리고 삶의 지경에서 예배자의 삶을 살아갈 것을 필자는 감히 꿈꾸며 사역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다른 모습으로 올라가고 있는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현장을 바라보며 믿음의 꿈을 꾼다. 올해 새 예배당이 완공되면 군선교의 새로운 전기가 시작될 것을 믿는다.  전 공사가 결점 없이 끝날 수 있도록(대하8:16) 중보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육군훈련소로 입대하는 자녀와 교회의 형제들이 있다면 입소대교회를 찾아와 주기바란다. 자녀와 함께 기도하시며 입대 후에 가장 먼저 전할 수 있는 손편지와 영상편지도 남길 수 있다.

민족복음화의 요람! 청년선교의 중심! 연무대군인교회와 입소대교회의 사역과 군선교를 위해서 계속해서 애정 어린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 충성!

박희수 군종목사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입소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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