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 <8>개신교 최초 기독교교육 교과서

[ 기독교교육이야기 ]

양금희 교수
2017년 05월 10일(수) 11:27

'교리문답'이라고 하면 우리는 대부분 학습과 세례시에 하는 문답식 교육을 생각한다. 그런데 그 교리문답이 루터에 의해 개신교 최초로 쓰였을 때 그것은 세례문답용으로만 쓰여진 것이 아니었다.

루터는 멜란히톤과 함께 개신교 교회들 및 학교들을 돌아보고 감독하는 활동을 통해서 성도들이 기독교 신앙에 대해 너무 무지하고 신앙에 관한 지식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그는 성도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적인 신앙 내용들을 체계화하여 알려줄 필요를 통감하게 되었고, 이것을 우선 '소교리문답서'라는 이름으로 펴내게 되었다. 소교리문답서의 핵심적 내용은 '십계명', '주기도문' 그리고 '신앙고백'과 그것에 대한 설명이었고, 그 외에 기도문들, 교회의 직분, 세례 등에 관한 내용이 첨부되어 있다.

그런데 루터가 이 책을 처음 펴낼 때, 그는 이 책을 먼저 목사들과 가장들이 익혀서, 그것을 성도들과 자녀들에게 가르치도록 하기 위한 교사용지침서로 생각했다. 그래서 1529년 초판 '소교리문답서'는 '목사와 설교가들에게'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서문에서는 이 책을 목사와 가장들이 먼저 공부하여 성도들과 자녀들에게 가르치라고 권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목사들에게 교회에서 규칙적으로 교리문답을 가르치거나 교리문답설교를 하라고 권면하였고, 가장들은 가정에서 자녀들과 가정에 속하는 모든 식솔들에게 아침 저녁으로 이 책을 가르치고 암기하도록 할 뿐 만 아니라, 자녀가 그날의 내용을 암기하기 전에는 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까지 하였다.

뿐 만 아니라 그는 이 책을 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하라고 하였다. 루터가 멜란히톤과 함께 펴낸 학교교육 지침서인 '감독관 수업(Unterricht der Visitatoren)'에 보면 초등학교를 세 단계의 그룹으로 나누어, 초급단계에서는 교리문답의 내용을 단순히 배우고, 그 책으로 '읽기'와 '쓰기'까지 연습하라고 하였고, 중급 단계에서는 교리문답 내용을 해석해주고 설명하는 단계까지 심화하라고 하였으며, 고급 단계에서는 성경을 함께 병행하여 가르치라고 하였다. 이러한 권면에 따라 루터의 소교리문답은 16세기 중반에 모든 학교의 종교수업 교과서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와 같은 사실로부터 우리는 물론 루터의 '소교리문답서'가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앙인이 배워야 할 개신교 최초의 기독교교육 교과서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에서 더 나아가 우리는 그의 소교리문답서의 쓰임을 보면서, 가정과 교회와 학교가 서로 연계하고 협력하여 하나의 통일된 기독교교육 생태계를 이루는 것이 루터가 처음부터 꿈꾸고 실현하고자 하였던 개신교 기독교교육의 전통이었다고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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