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

[ 목양칼럼 ]

임귀복 목사
2017년 05월 10일(수) 10:55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에게 다양한 응급처치를 통해 환자들의 생명을 구해낸다. 전문 의료진들은 다양한 최첨단의 장비를 갖추고, 한 생명을 살려내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 속에서도 응급실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집단이 있다. 학교 밖 아이들, 바로 위기청소년들이다. 폭력, 방치, 무관심 등 인간의 생존권이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위기의 청소년이라고 분류한다.

해체된 가정에서 자라 사랑을 모르는 아이들,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아 스스로 무서운 아이가 되어버린 아이들, 그래서 거리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우리는 '일진'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는 아이들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일진. 또래 친구들도 피하고, 선생님도 대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이다.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이 아이들은 설자리가 없고 인정받지 못한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나오게 된다.

학교 밖으로 나오게 된 아이들은 모든 것을 싸움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언어나 관계를 의사소통을 통한 문제해결 보다는 그저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고 폭력을 써서 자기 의견을 표현한다. 이 아이들이 사는 방식이다. 가출하는 아이들도 많다. 이 아이들을 달래서 가정으로 들여 보내면 가정에서 더 큰 폭력과 상처로 내몰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에게 우선 공급되어야 하는 응급처치는 무엇일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요6:35)"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예수님이 목마른 자에게 생수가 되어 주셨듯, 배고픈 자에게 떡을 주셨던 예수님의 사역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아이들이 바로 우리가 부르는 '일진'의 아이들이다.

무료 급식으로 시작한 일진 청소년 사역이 상담, 학업 지원, 진로 교육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밥을 먹기 위해 수시로 드나드는 아이들, 검정고시나 영어 공부와 같은 학업 활동을 위해 오는 아이들, 그리고 예배에 참석하는 아이들까지 다양하다. 이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삶을 나누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성경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저 아이들이 변하겠느냐"고 묻지만, 필자는 "변한다"고 확신에 차 말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복음의 능력으로 놀랍게 변화되는 과정을 보게 된다. 어느 날 예배 때,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이란 찬양을 부르는데 한 아이가 펑펑 울기 시작한다. 바로 옆에 있는 친구들이 따라서 운다. 이 날 예배는 울음바다가 되었다.

멘토들이 찬양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함께 뛰면서 찬양하는 일이 일어났다. 소망도 꿈도 없던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생기면서, "이렇게 살다가 죽어야지"하던 아이들의 삶과 생각이 바뀌게 됐다. "내 인생도 예수님 믿고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겠구나"하는 소망을 갖게 된 것이다. 예배 중에도 나가서 담배피고 들어오던 아이들이 금연 모임을 만들고 스터디 카톡방을 만들고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복음의 능력은 세계열방을 향하여 선교의 비젼을  품고 기다리고 있다.

2016년 6월의 한 뉴스에서는 학교밖 청소년이 40만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을 살려내기 위한 응급처치는 무엇일까? 그것이 교회의 역할이다.

 

임귀복 목사/주영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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