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후임 청빙의 현실

[ 기자수첩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7년 05월 08일(월) 10:32

"담임목사 은퇴예배를 드리고 멀리 이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최소 3년은 교회 근처에도 오지 않겠습니다."

본보 제3089호 5면 광고에 실린 경기노회 평택 동산교회 담임목사 청빙광고 내용 중 일부다. 물론 담임 이춘수 목사의 의중이 반영됐다.

이춘수 목사는 올해 말 65세에 조기은퇴한다. 이 목사는 33년 전 '피난민촌 교회'라는 별칭으로 살아있는 사람 집보다 죽은 이 유택이 많았던 공동묘지 마을의 동산교회에 부임해 현재 재적인원 3511명, 매주일 출석성도 1500여 명, 교회학교 850명(교회학교 교사 217명 포함)이라는 통계를 가진 경기남부의 대표적인 예장통합 교회로 성장시켰다.

이춘수 목사는 후임 청빙광고를 통해 "12월 첫 주 은퇴예배를 드리고 멀리 이사가고, 최소 3년은 생명처럼 사랑하던 교회 근처에도 오지 않고, 공적으로 성도 그 누구도 만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왜 안정적인 목양지에서 조기은퇴하고 후임을 청빙하는 광고에 이런 말을 남겼을까?

이춘수 목사는 "부족한 종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작은 사랑드리며 목양해왔다"며 "가장 행복하고 감사한 지금 담임목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는 덧붙여 "훈련된 제직들이 후임목사님의 목회를 도울 것이다. 나는 후임목사님이 목회에 잘 뿌리내리고 마음껏 주의 사역 감당하시도록 기도만 하겠다"는 심정을 밝혔다.

그의 교회에 대한 순수한 사랑 표현과 해학에 무릎을 '탁' 치며 웃음이 지어지면서도 한국교회 후임 청빙 현실로 마음 한켠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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