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들에게 기쁜 소식

[ NGO칼럼 ]

정태효 목사
2017년 04월 18일(화) 10:18


주의 영이 내게 임하셨다. 주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심은 가난한 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심이라. 주께서 나를 보내심은 포로 된 자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눌린 자들을 놓아주고,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심이다. (이사야 61:1~2)

IMF 경제위기 때는 거리를 헤매는 가난한 자들에게 기쁜 소식은 숙식 제공되는 쉼터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에게 필요한 아니 절박한 기쁜 소식은 안정된 자기공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쉼터에 입소하면 저축을 반드시 시킨다.

우리 쉼터는 자립쉼터기에, 들어와서 얼마간 안정을 취하게 한 뒤에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면, 매월 월급에서 빚이 있으면 5만원에서 많게는 수입의 50%이상을 저축해서 매입임대나 그룹홈으로 독립하게 하는 것이다.

초창기 분들은 대개는 가족체계가 취약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한 분들이었다. 10여년 전에는 정신체계가 어려운 분들까지 받을 수 밖에 없어서 때로는 쉼터가 위험에 처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가페'라는 회복쉼터가 있어서 자립가능한 분들만 식구들로 받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더구나 아이들까지 있기에 쉼과 회복이 더 필요한 분들보다 자립이 쉬운 분들만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가족체계가 취약한 분들로 단신인 분들과 돌아온 싱글(돌싱)이 들어오시곤 한다. 그런데, 아이를 둔 엄마들과 단신여성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기류가 있다. 그것은 아이들을 둔 엄마들은 아이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먼저이고, 단신이나 돌싱은 심신이 취약해져서 온 분들이라 쉬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 두 가지 떼 놓을 수 없는 욕구 사이에서 우리 실무자들은 어떻게 이 욕구를 상충하지 않고 해소할 수 있나가 관건이 된다.

내일의집은 자랑할 거리가 많다. 여성노숙인쉼터중 제일 처음 시작된 만큼 우리만이 독특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가장 자랑할 일은 베다니선교회 지원을 받아 초기 정착금을 주는 일이다. 2% 부족한 여성들과 아이들이 처음부터 직장생활을 하기는 요원한다. 처음 와서 약간의 쉼이 필요한 여성(생리대, 일상용품, 교통비, 전화요금, 기저귀 및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물채준비)들로 처음 온 분들이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는 초기정착금은 약간의 해갈이 된다.

또 하나는 원하는 분들과 주일날 오전 11시 예배와 화요일 입소인들 회의시간에 하는 공동체성서나눔이다. 성서나눔에서 생기는 유익은 신앙이 있는 분은 더 성숙한 신앙인으로, 신앙이 없는 분은 지혜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된다. 말씀나눔과 회의시간을 통해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어 지는 그야말로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현장이다. 공동체 삶을 배우면 어느새 자립해서 나갈 수 있는 분들이 되어 매입임대와 그룹홈으로 독립하게 된다.

생각밖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음에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선전이 필요하다. 주거안정이 필요한 분들로 절박하게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분들은 어서 오세요. 우리 쉼터는 먹고 자는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다음에는 심신의 안정을 취하게 한 다음에 주거안정의 길을 가게 한다. 15년 넘게 성수동에서 쉼터가 있을 땐 가장 열악한 구조(아주 오래된 상가건물 2, 3층)였다면 4년 전 신월동으로 이사 온 지금은 가장 좋은 쉼터로 소문이 났다.당장 먹고 자면서 주거안정이 필요한 분들은 주저 말고 오세요!

정태효 목사내일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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