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타락, 몸집 불리기에 머물렀기 때문"

[ 기고 ]

김병균 목사
2017년 04월 13일(목) 10:36

사순절에 한국교회에 함께 죄인 된 심정으로 고한다.

1. 현재 장로교를 비롯한 기성교회의 교리는 대부분 17세기 정통주의 당시 고백된 것이다. 예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물리학에서는 뉴턴시대를 지나, 아인슈타인 시대, 빅뱅이론으로 주목을 받는 스티븐 호킹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은 우주과학 시대이지만, 교회는 17세기 칼비니즘에 고착되어 있다. 종교개혁신학부터 17세기 정통주의(칼빈의 5대교리-전적타락, 무조건적 선탁, 제한속죄, 불가항력적 은혜, 성도의 견인), 경건주의-자유주의-신정통주의-해방신학, 민중신학, 과정신학의 흐름을 이해하고 나서, 동시에 성경을 문자 그대로 보면서 다음에 성경을 해석학적 처지에서 봐야 할 것이다.

2. 한국교회 설교수준의 뼈대는 '4영리' 수준에 거의 머물러 있다. 4영리는 전도에 아주 적절하다. 구호성 교리에서 실사구시, 역사적 실천으로 나가야 하는데, 구호에 머물고 역동적인 내용과 사건이 없으니, 목회자도 교인들도 더이상 깊이도 진보도 감동도 없는 설교가 되었다. 한국사회가 이렇게 타락하게 된 요인 가운데 대부분의 종교와 기독교가 역사의식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자체 종교의 몸집 불리기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할 당시 공덕주의에 대항할 의인론만 내세운 것이 아니다. 당시 성직자 타락이 극에 달해 있어 당시 가톨릭의 부패를 질타하는 구체적 사실이 95개조항 반박문에 적시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의 설교에 역사의식, 예언자 의식이 부족하다. 다시 말해 오늘의 이사야, 예레미야, 아모스, 미가, 세례요한, 역사의 예수, 야고보가 안보인단 이야기다.

창조적 소수의 목회자 성도 외, 99%의 한국교회는 불의한 세력에 대해 침묵의 카르텔을 유지해 왔다. 한국교회의 역사 의식을 잠재웠던 대표적인 목사들이 현재도 성자 추앙을 받고 있다.

3. 이 시대는 촛불혁명, 대통령 파면, 구속으로 민족정의를 회복하고 있다. 한국교회 목사들 대신, 중고생, 대학생, 노동자, 농민, 시민단체, TV를 보다가 분노한 시민들이 광화문, 청와대로 촛불을 들고 모여들었다.

연인원 1600만명이 광장으로 나설 때 목사들은 어디에 있었으며, 어떠한 설교를 하였는가? 나 자신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나팔을 제대로 불지 못하니 돌들이 나와서 소리 지른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내 마음, 가정, 교회, 이 나라에 먼저 임하고, 미래에 완성될 천국으로 나아갔다. 정통교리와 역사의 예수의 통전적 만남이 요청된다. 종교개혁은 타락한 교권주의자에게 기대하기 어렵다.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중요하다. 선동이라고 비판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광장의 민심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예수의 삶에 역행하는 자들에 대한 심판이 필요한 때이다.

4. 16세기 루터, 칼빈의 구호는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은총'이었다. 21세기 종교개혁은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500년 전 종교개혁 구호를 바탕삼아 오직 정의, 오직 평화, 오직 생명으로 통전 되어야 한다. 한국사회와 교회의 염원인 평화통일선교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5. 현재 다수의 한국교회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주기도문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하나님 나라실현'에 대한 희망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갈릴리 민중들과 동고동락하며, 타락한 예루살렘 종교세력과 기득권 세력에, 로마제국의 반신족인, 허구적인 팍스 로마나(Pax Romana)에 저항했던 나사렛 예수를 따를 때 온갖 불명예를 벗고 세상의 빛으로 믿음, 사랑, 정의, 평화, 나눔과 섬김, 세상의 소금이 되어 사회와 민족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한국교회 되기를 사순절 기간을 지내고 부활의 아침을 맞이하며 간절히 바란다.

김병균 목사   나주고막원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