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우리에게 말을 거는 성화의 생명력

[ 문화 ] 김복동 화백 개인전, '구원'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4월 11일(화) 09:50
   

성경의 주요 장면을 화폭에 담아온 김복동 화백(무학교회 집사)이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9일까지 서울 횃불트리니티 갤러리에서 '구원(salvation)'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김 화백은 성화 속에 현대인을 등장시키는 특별한 형식의 그림을 통해 또 다른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다. 그의 그림을 보다보면 카라바조, 조르주 드 라 투르 등 바로크 시대의 명작을 완벽하게 재연한 그림에 눈길이 가다가 그 안에서 다소 동떨어진, 혹은 그 명화의 일부가 된 듯한 현대인의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 김 화백의 그림에서 중요한 점은 명화 속에서 그림을 드라마틱하게 만드는데 사용된 조명이 현대인에게까지 비추인다는 점. 그림 속의 시간이 결코 정지된 것이 아니며 현재도 우리에게도 동일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김 화백의 작품에서는 또한 명화 속 현대인의 시선이 특이하다. 명화의 인물과 눈을 마주치기도 하고, 명화 속 인물들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기도 하며, 비극적인 성서 속 장면에서는 전혀 다른 곳을 보기도 한다. 이 작품 안 현대인의 시선은 우리 자신의 내면의 시선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에 대해 미술평론가 장 루이 쁘와트방은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미술사에 길이 남은 대가의 작품을 감상하듯 그림을 바라보다가 그 옆에 그려진 현재의 인물로 인해 이것이 현대의 작품이라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며 "그는 감상자들에게 사색으로 가는 문을 열어주었으며, 우리 관객들은 우리를 닮은 그림 속의 인물을 보게 된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21일 개인전 오프닝 음악예배에서는 안신기 목사(베이직교회)의 설교와 개그우먼 조혜련 집사의 기도로 진행됐다. 이후 음악회에서는 뮤지컬 배우 문슬아,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스윗소로우 김영우의 연주 후 김복동 화백이 인사했따.
김복동 화백은 "이 그림은 5년간 그린 작품들인데 벌써 10번째 순회전시회를 열고 있다"며 "지난해 전시회에서 한 중년 여자분으로부터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그려주어 감사하다는 눈물 섞인 인사를 들었는데 그동안의 고생이 한 순간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 작가는 1999년 서울갤러리에서 제1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후 한국-프랑스 작가 7인 초대전, 한일 작가 5인 초대전, 프랑스 쇼몽갤러리 초대전 등을 가졌다. 2014년 규랑문화재단 우수작가상, 2016년 금보성아트센터 올해의 우수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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