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이야기,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죠"

[ 문화 ] '난민소녀 리도희' 출간한 박경희 작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4월 11일(화) 09:43
   

"이 소설은 탈북한 소녀, 다시 말하면 난민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꼭 이 소설의 주인공인 도희뿐 우리나라의 청소년들도 부평초처럼 떠돌아다니는 일종의 난민이라고 생각해요. 이 소설을 통해 난민의 문제가 더욱 공론화되고 난민처럼 구심점 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유명 방송작가인 박경희 작가(동숭교회 권사)는 탈북 난민의 삶을 다룬 소설 '난민소녀 리도희(뜨인돌)'를 출간하고 북한 이탈 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다뤄 화제가 되고 있다.

박경희 작가는 류명성 통일빵집', '고래 날다'를 비롯한 르포, 에세이 등 15권 의 작품을 저술했으며, 2006년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로부터 '한국방송작가상'을 수상한 것을 하기도 했다. 현재 탈북학교인 '하늘꿈학교'에서 글쓰기를 6년째 지도하고 있다.

소설 '난민소녀 리도희'는 기자인 아빠가 정치수용소에 갇히자 엄마와 탈북했지만 혼자서 캐나다로 가야 했던 도희가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한 후 엄마와 소식도 끊어지면서 냉혹한 남한살이에 지쳐가는 도희의 이야기를 따뜻한 필체로 풀어낸 것이 특징.

박 작가는 "도희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대한민국 교육열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캐나다로 간 학생, 돈과 외모를 중시하는 남한 사회의 분위기에 몰려 성형을 하고 돈만 쫓는 탈북자 등 쓸쓸하고 위태위태한 인물들이 나온다"며 "이들의 아픔은 학벌, 이기심, 물질만능주의 사회가 낳은 고통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등장인물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접한 독자들이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단편 6편을 묶어 '류명성통일빵집'이라는 탈북민 관련 이야기를 책으로 낸 적이 있는 박 작가는 "작가가 한 분야의 이미지로 한정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이런 이야기를 절실하게 하는 작가가 필요하다면 내가 도구로 사용받을 수 있다는 것도 고마운 일"이라며 "이념과 정치를 뛰어넘어 탈북민들이 가고 싶은 고향을 갈 수 있는 시대가 오고 나의 책이 평양에서도 읽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박 작가는 하늘꿈학교 학생들 돕기 스토리 펀딩을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 스토리 펀딩 모금을 통해 박 작가는 하늘꿈학교의 11개 기숙사 아이들에게 치킨이나 피자 실컷 먹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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