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사람들을 위해 한번 더 기도를

[ NGO칼럼 ]

최병국 실장
2017년 04월 04일(화) 13:57

영등포역 기찻길에서 만난 노숙인들과의 상담에서 필자는 그들에게 양복을 입고 걸어가는 시민들처럼, 차를 몰고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저들처럼 정상적으로 살수 있다고 힘을 내서 일하자고 독려했다.

흔히 술에 취해 아무렇게나 누워 있는 이들에게 게으름을 탓하곤 한다. 13년이 지난 지금 거리 노숙인들을 보면 불쌍해 보이는 한 개인이 아니라, 아픈 한국의 현실이 보인다.

현재 전국 대도시 중심으로 25만 여명의 노숙인이 시설을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거리노숙을 하는 분들은 5%정도다. 전체 인구의 0.5%에 해당하는 주거빈곤층이다. 주거위기계층으로 확대하면 쪽방, 고시원, PC방, 사우나, 다방 그 외 사람들 눈을 피해 고가 밑, 근린공원 구석, 강이나 개천 어딘가에 숨어지내 듯 살아가는 이들, 그 밖의 위기가정은 언제든 노숙인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이들이 주변에 있다.

1975년 부랑인 수용조치 이후 전쟁고아, 장애인, 무적자, 주취자, 거리생활자들이 보호수용시설로 끌려가 강제노역과 인권유린을 당한 일들이 있었다. 3500명을 수용한 시설에서는 1987년 탈출을 시도한 이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550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필자가 만난 노숙인중에는 복지원, 보육원 출신으로 구타를 견디지 못해 어릴 때부터 거리생활이 삶이였던 분들, 어느 섬 염전, 고깃배, 김양식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다 탈출한 이들, 가족의 동의로 정신병원에 수십년간 격리되어 살다 담을 넘은 이들도 있다. 국가가 보호해 주지 못하고, 가족이 감당할 수 없었던 노숙인의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자원봉사로 참여하시는 분들과 가끔 순찰구역을 돌면서 노숙인과 만나서 얘기할 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거리상담을 경험한 봉사자들에게 "이제껏 추하고 보기싫은 모습을 피해왔더라도 돌아가면 주위 거리생활을 하시는 분들을 보시면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분들이니 신고라도 해주시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는 가족의 중요성을, 청장년들에는 자녀돌봄을 통해 더 이상 불안한 미래를 물려주지 않도록 함께 기도도 한다.

햇살보금자리는 총회사회봉사부가 지원하는 예장노숙인복지회에 소속된 노숙인일시보호시설이며, 영등포노회소속 영등포산업선교회 산하의 복지시설이다. 노숙인시설은 생활시설인 자활쉼터와 이용시설인 종합지원센터로 나뉘어 지는데, 햇살보금자리는 임대시설에서 월세를 내는 시설이라는 문제로 종합지원센터로 등록하지 못하고, 서울시 요구로 일시보호시설로 신고되어 있다.

햇살보금자리는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24시간 노숙인종합안내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첫째, 거리상담을 통해 노숙인을 찾아가 상담을 통해 시설을 안내한다. 둘째 24시간 숙식을 제공하고 의료, 취업, 법률, 주거서비스등을 통해 자립을 지원한다. 셋째,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노숙인협동조합 '노느매기'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긍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한다.

작년 한 해 동안 누계 4만 9000명이 햇살을 이용하였고, 거리상담누계 1만 969명, 일평균 60명 취침, 100명에게 식사를 제공하였고, 누계 4275명 무료병원 및 응급치료, 긴급지원 40명, 신용회복지원 44명, 600명에 취업제공, 39명 임시주거지원, 110가구 임대주택지원 및 사례관리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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