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다룬 영화 통해 상처 껴안아

[ 문화 ] '어폴로지', '눈길' 개봉작 화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3월 28일(화) 14:53

일제는 과거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그중 일제로부터 말할 수 없는 인권유린을 겪어야만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재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아픔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할머니들의 아픔을 껴안고, 후대들이 이 아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한 영화들이 최근 봄을 맞아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3국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의 의지를 보여주는 '어폴로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 영화 '어폴로지'가 지난 16일 개봉했다.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캐나다 감독이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선으로 무려 6년간 피해자들을 바라보며 만들어졌다는 것.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 20여 만 명 중 한국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는 239명이며, 현재 국내 생존자 단 39명이다. 영화에서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를 필두로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인를 주인공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비단 한일 양국간의 문제가 아닌 동아시아 전 지역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단순히 피해자들의 당시 상황과 아픔만을 담지 않고 세 할머니의 오늘을 다양한 시선으로 생생하게 조명하고 있다. 또한, 할머니들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부각하기보다 그 이후의 영향과 할머니들의 회복력 그리고 극복하려는 의지를 강조해 오히려 보는 이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어폴로지'는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NFB)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2016년 캐나다 10대 영화에 선정되기도 하면서 그 작품성을 일찍이 인정받았으며, 캐나다다큐멘터리영화제(Hot Docs 2016)뿐만 아니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네필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극장 수익금의 10%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된다.

#위안부로 끌려간 두 소녀의 눈물과 우정, '눈길'

이나정 감독의 '눈길'은 같은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운명을 타고난 두 소녀를 통해 아픈 역사를 그린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 가난하지만 씩씩한 종분(김향기 분)과 부잣집 막내에 공부까지 잘하는 영애(김새론 분)는 동갑내기지만 가정 환경의 차이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영애는 학교 대표로 일본으로 향하던 중 낯선 열차로 끌려가고, 종분 또한 집으로 들이닥친 일본군들의 손에 이끌려 열차를 타게 된다. 

어린 두 소녀가 향한 곳은 지옥 같은 군 위안소. 영문도 모른 채 어두운 방 안에 던져진 소녀들은 쉬지 않고 찾아오는 일본군에 의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낯선 땅, 의지할 곳 없는 종분과 영애는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다. 이나정 감독은 두 인물을 통해 피해자들의 아픔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이들의 아픔을 싸매 안고 있다. 현재는 개봉하는 곳을 찾기가 어렵지만 예술영화전용극장인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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