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이웃 섬김은 사명이자 지상명령"

[ 교단 ] 경남광염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3월 28일(화) 14:26

부산노회 경남광염교회(전광섭 목사 시무)를 소개하자면 지난 2007년 12월 교회를 개척한 전광섭 목사의 이전 스토리를 먼저 말해야 한다.

창원시 외곽지역에서 담임목회를 하던 전 목사는 오랜 역사 속에서 '고인 물' 같던 교회에 부임해 교회로서는 처음으로 지역사회 봉사를 시도하면서 단 4년 안에 430% 성장하는 경험을 통해 섬김의 힘을 몸소 체험했다. 그러나 항상 새로운 시도에는 반대세력이 있기 마련인 법. 적극적인 지역사회봉사를 펼쳐나가는 전 목사의 목회스타일에 반대하는 이들이 점점 목소리를 높이자 전 목사는 더 이상 사역을 이어나가기가 어렵다고 판단, 놀랍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에 미련 없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개척은 꿈에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전 목사는 2007년 사임 한달 후인 12월달에 경남광염교회를 개척했다. 물론 이 교회가 가난한 개척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디아코니아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12월에 개척을 하고 첫 성탄절에 헌금이 20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절기헌금은 사

역에 이웃섬김 사역에 사용한다는 원칙을 세운 전 목사는 당시 만리포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나자 컵라면 600개를 싣고 200만원을 들고 지역을 찾아갔다. 무엇이 필요한 지를 살펴보고는 200만원으로 세차용 고압분사기를 구입해 기증했다. 
개척 이듬해 부활절 헌금으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랑의 쌀나누기 운동'을 전개해 20kg 쌀 100포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그 당시 돈은 이래도 없고 저래도 없었다. 사례비를 못받기도 했다"며 "그래도 나눔의 사역은 하자는 마음은 확고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지역사회 섬김에 있어 마음과 의지 못지 않게 전략과 아이디어도 넘치는 목회자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10만원의 기적'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교회에서 10만원의 시드머니(seed money)를 제공하면 교인들이 삼삼오오 조를 짜서 지역의 도움이 필요한 대상에게 꼭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교인들은 독거노인 집의 장판 갈아주기, TV나 냉장고 사주기 등을 미션으로 설정한 후 10만원의 시드머니를 불리기 위해 저축을 하고, 금식을 해 점심값을 모으거나 바자회를 열어 봉사에 필요한 금액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예산은 10만원밖에 들어가지 않지만 봉사대상자에게 전달되는 금액은 훨씬 늘어나게 된다. 또한 교인들은 자신이 직접 봉사의 과정을 주도하고,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봉사에 대한 마음이 더욱 커지고 신앙도 성장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된다.

그해 성탄절에는 지역사회의 가장 큰 호평을 받고 있는 '사랑의 선물 나누기' 행사를 시작했다. 성탄절 선물키트에는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 15가지 정도의 생활필수품을 넣는다. 생필품을 구입하는데도 원칙이 있다. 대형마트를 통해 도매로 사면 싸게 살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지역마트를 이용하는 것. 교회를 통해서 지역 경제도 살아나는 효과를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경남광염교회의 사역의 범위는 점점 늘어났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개척교회 목사로서 또 다른 개척교회 목사들의 아픔과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의 어려운 개척교회 목사 부부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농협 하나로마트 10만원 상품권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개척교회 목사들은 돈이 생기면 교회를 위해 써서 자신을 돌보는 일에는 소홀하기 때문에 그 금액은 오로지 목사 가정을 위해 장보기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목회자 부인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

이외에도 경남광염교회는 개척교회 중 열심히 사역하는 교회를 추천 받아 전도지를 공급해준다. 예산이 거의 없는 개척교회는 전도지 제작조차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전 목사는 도서지방의 교회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장수사진(영정사진)을 찍어주러 출장을 가기도 한다. 혼자만 가는 것이 아니라 미용, 코디, 메이크업팀 등을 담당하는 15명의 교인들이 함께 가서 어르신들을 꾸며드리고 사진을 찍어 현상해서 액자에까지 넣어 전달한다. 

다음세대를 위한 씨뿌리기 사역도 잊지 않는다. 요즘 서울의 초중고 학생들은 방학마다 외국에 나가 영어를 배우고 오는 것이 흔한 일이지만 시골의 가정에서는 서울 구경 한번 나가는 것도 힘든 것이 현실. 이러한 교회 내 초중고생들을 위해 교회가 100만원을 지원해 필리핀으로 영어영성 캠프를 보내준다. 청년들은 매년 영국으로 가서 외국문물을 경험하게 한다.

전 목사는 또한 3년전 장유 지역 내 새터민들이 모여 산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성탄절 지역의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하던 것을 이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전 목사는 "새터민들을 만나보니 몸이 아파서 일을 하지 못하는 나이드신 분들이 많았다"며 "매달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많을 때는 20가정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섬김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경남광염교회이지만 선교에도 예산을 아끼지 않는다. 출석교인 80~100명의 작은 교회이지만 한달 선교비만 150만원을 지출한다. 물론 구제비는 별도다. 

"한해 결산을 하고 보면 우리 교회의 재정과 수준으로는 못할 수준을 했더라구요. 하나님의 열심으로 하게 하셨구나 하면서 감사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 반경 몇 km 내에 가난한 이들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생각을 해요. 일단 시작하면 어느 루트를 통해서든 도움의 손길이 오고 진행이 되요. 아무것도 없으면 독거노인 집에 가서 빨래라도 할 수 있고, 문 고장 난 거 고칠 수 있잖아요. 작다고 못하는 것 아니죠. 섬김은 교회의 사명이자 예수님의 명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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