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제어로 인내와 절제를

[ 논설위원 칼럼 ]

이순원 장로
2017년 03월 21일(화) 14:37

날마다 우리 집 식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 중에 필자가 좋아하는 과일, 사과가 있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먹고 싶은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나라 형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시장에 가면 사시사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풍요로운 시대를 살게 되었다. 생각하면 하나님의 크신 은혜요 기적 같은 일이다.

이렇게 모든 물자가 넉넉하여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녀들에게 훈련되기 어려운 덕목을 찾는다면 인내와 절제가 아닐까. 경제적인 이유로, 아니면 자아 성취를 위해 맞벌이하는 부부가 많아진 이 시대에 바빠서 자녀와 함께하지 못하는 부모들 대부분은 아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고 그 보상을 물질로 대신 해주려 하기 쉽다.

교회학교의 보상 방식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교육적인 목적으로 들여 온 것이긴 하겠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마다 차고 넘치는 장난감과 책, 유아용품이 있다.
어려서부터 풍요를 누린다 생각하면 감사 할 일 뿐이지만 염려되는 점도 없는 건 아니다. 덧붙여 자녀를 통한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부모의 그릇된 과잉욕심에 따른 물질 공세가 인내와 절제의 훈련 기회를 가로막아 브레이크 고장난 자동차처럼 제어가 안되는 인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경제력 상승과 함께 높아진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이름표가 붙은 우리나라. 하나님은 성령의 열매를 보아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알 수 있도록 하셨다.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들을 쓰시기 전에 먼저 인내와 절제하는 인물로 훈련 시키셨다. 그리스도인 가정과 교회 교육에서 이 인내와 절제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이 세대는 어디에서 훈련을 받고 하나님의 나라 열매를 볼 것인가? 아이에게 인내하고 절제하는 행동 덕목을 가르치고자 한다면, 원하기만 하면 쉽게 모든 물질적 소원을 들어주는 양육 방식과 마음을 얻기 위한 물질공세로는 곤란하다.

물질을 마음껏 얻을 수 있더라도 인간의 성장과정과 인생살이의 과정 속에 기다리고 있는 비물질적인 문제인 '관계의 난관'을 반드시 통과 해야만 성공적으로 살 수 있다. 가정에서 벗어나 사회로 들어가는 유치원과 학교생활에서 부터 교우 관계와 교사와의 관계에서 부당한 취급이나 시기 질투, 따돌림 같은 어려움을 만날 수 있고 양보와 타협, 인내와 절제 없이 이런 난관을 이겨내기 어렵다. 자기의 감정이나 욕망을 제어하는 훈련은 이런 문제 앞에도 걸려 넘어지고 꺾이지 않게 한다.

좋은 재능을 갖고도 학교를 마친 후 사회와 직장에서 자기 충족이 되지 않는 여건이나 관계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인류에 공헌하는 일에 쓰이기 어렵다. 인내와 절제는 비물질적인 것이나, 물질 사용의 훈련을 통해 교육될 수 있다. 그들의 친구들이 세상을 따라 눈에 보이는 외모와 헛된 것들에 마음 쓸 때, 보다 중요한 본연의 임무인 학업에 열중하도록 물질을 제어하고, 교사는 아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물질 아닌 것을 사용하여 인내와 절제의 덕목을 훈련시킨다면 훗날 그 열매는 아름다울 것이다.

절제가 되지 않는 인격은 변덕스럽다. 주변의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평안을 깨뜨린다. 어떤 환경과 사람 앞에서도 평화롭고 자기 절제를 잘하여 강인한 구별된 인격. 우리가 기대하는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모습 아닌가! 가정과 교회에서 물질 제어로 인내와 절제를 가르쳐 지혜로운 하나님의 교육 방식을 따르고, 그들에게 주신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하나님 나라의 인재를 길러내었으면 좋겠다.

 

이순원 장로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장학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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