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건축 이야기

[ 목양칼럼 ]

최광우 목사
2017년 03월 21일(화) 14:19

개척 후 6년이 지나자 하나님의 은혜로 예배당에 자리가 모자라기 시작했다. 당시 3부 예배를 드렸는데 3부 예배 시간에는 통로에 보조의자를 놓아도 앉을 자리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성전건축 이야기가 나왔고 설계를 하고 건축업자가 정해져 건축이 시작되었다.

기공예배를 드리는데 정말 감격스러웠다. 다윗에게도 허락하지 아니하셨던 성전건축의 축복을 내가 목회하는 동안에 그것도 개척한지 6년 만에 하나님이 허락하셨다는 사실이 정말 감격스러웠다. 건축현장을 바라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성전부지가 400평 밖에 되지 않아 본당을 지하로 넣기로 하고 지하 20m를 파고 바닥과 벽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고 가설물을 설치해 놓고…. 그 다음 공정으로 가다가 건축이 중단 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건축업자가 부도를 낸 것이었다. 계약금에 착공금까지 충분히 주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건축업자들 세계에서 흔하게 있는 일인 돌려막기를 하다가 하청업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부도를 낸 것이다.

그 후로 하도급 업자들에게 많은 시달림과 경제적인 손실을 당하고 업자를 바꾸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같은 일이 두 번씩이나 반복 되었다. 건축위원들과 함께 검증을 하고 검토를 하고 해서 건축업자를 정하고 나면 공사를 하다가 부도를 냈다. 부도를 내고 건축업자가 3번이나 바뀌는 일이 생겼고 그럴 때 마다 교회는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야만 했다.

너무나 힘이 들어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중단된 건축현장 지하에 내려가서 기도를 하려고 엎드리면 기도는 안되고 눈물만 나왔다. 그렇게 울다가 건축 현장 바로 옆에 하우스로 만들어진 임시 예배처소에 들어가 새벽기도회를 인도했다. 다시 중단된 건축 현장에 엎드려 있다가 종일 심방을 했다. 그렇게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다가 결국 4번째 업자를 만나서 1년 6개월 예정이었던 성전건축이 2년 6개월이 걸려서야 완공이 되어 새 성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참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감사한 일이 많지만 특별히 두 가지가 소개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목사인 내가 참 어리석었다. 성전건축을 하면서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건축을 했어야 했다. 건축자금이 부족하고 모자란다고, 교인들의 땀과 눈물과 헌신이 담긴 헌금이라고, 내 딴에는 아껴 보겠다고 조금이라고 저렴한 업자를 찾다보니 부실한 업자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어려운 일을 당한 것은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나는 참 어리석은 목사였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교인들 중에 이탈하거니 흔들리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거룩한 부담을 함께 지며 성전건축을 이루어냈다. 그래서 나는 우리교회 교우들이 너무나도 고맙고,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고,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두 번째 감사 한일은 그런 와중에서도 예배드리는 교우들의 수가 늘어갔다는 것이다. 임시로 마련한 하우스 예배당이 여름이면 찜통같이 덮고, 비가 오면 비가 새고, 겨울에 눈이 와서 지붕에 쌓이면 눈 녹은 물이 스며들어와 본당에 물이 고였다.

내가 만약 평신도라면 그런 교회에 등록을 안 할 것 같은데 그럼에도 예배드리는 수가 늘어서 건축하는 2년 6개월 동안에 180여명의 교인이 늘어서 입당을 하게 되었다. 목사는 어리석었지만 교인들은 사랑으로 그 어리석음을 용서하고 받아주었고, 하나님은 목사의 어리석음을 교인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가리워 주셨던 것이다. 나는 오늘도 기도하며 다짐한다.

"양들을 위해 생명을 버리는 목자의 심정으로 목회하게 하소서. 그 좋으신 주님을 평생 자랑하며 살게 하소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최광우 목사양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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