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그래도 선하십니다

[ 목양칼럼 ]

최광우 목사
2017년 03월 14일(화) 16:51

세기의 성자로 알려진 크리소스톰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여 나누고 베푸는 일이 생의 즐거움이었던 크리소스톰은 부자인 아버지의 재산을 선교와 구제에 사용하곤 했습니다. 이 일로 그는 아버지로부터 미움을 샀고, 재산 상속권을 박탈당하고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집에서 나올 때 식기 한 벌, 나귀 한 마리, 새벽을 알리는 닭 한 마리, 밤에 불을 밝힐 수 있는 촛대 하나 그리고 성경책 한 권을 손에 들고 걸식 수사로 나섰습니다. 길을 걷다가 사람을 만나면 복음을 전하고, 집을 만나면 밥을 얻어먹었습니다. 아버지 곁을 떠날 때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좋은 것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어느 한 마을에 들어가 구걸을 하는데 흉년에 거지까지 동네에 들어와 재수 없다고 사람들이 쫓아내며 들고 있던 바가지를 빼앗아 부수어 버렸습니다. 깨지는 바가지를 바라보며 크리소스톰은 말합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그래도 선하십니다."

밤이 깊어 어느 마을에 들어가 하룻밤 쉬기를 청했지만 거절당하고 외양간이라도 좀 쉬기를 원했으나 나귀를 훔쳐가려는 도적으로 오해를 받고 산으로 갔습니다. 낙엽을 모아 잠자리를 만들고 촛불을 켜 성경을 읽는데 촛불이 꺼져 버리고 다시 촛불을 켤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촛불을 봇짐에 챙겨 넣으며 또 말합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여전히 선하십니다."

밤이 깊어지자 이름 모를 산 짐승이 닭을 물어 죽였습니다. 그는 별빛을 바라보며 또 말합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언제나 선하십니다." 다음날 새벽 눈을 떠 보니 아랫마을 온 동네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마적들이 마을에 들어와 집집마다 불을 지르고 나귀를 약탈하고 사람들을 잡아간 것이었습니다.

크리소스톰은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또 말합니다. "그래도 하나님 아버지는 선하십니다." 촛불을 끄신 분도 하나님이셨고 새벽에 울지 못하도록 닭을 잡아가신 분도 하나님이셨다고 고백합니다.

요즘 어떠십니까? 이제까지 어떠셨습니까? 분명한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 일과 상관없이 내 형편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좋은 것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쫓겨났다고 서러워 할 것도 없고 지금 가진 것 없다고 울 것도 없습니다. 병약하다고 주저앉아 있을 이유도 없고, 세상살이가 어려워졌다고 낙심할 것도 아닙니다.

창세기 50장 20절에서 요셉은 "형님들은 나를 해하려고 했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다"고 고백합니다. 로마서 8장 28절에서 바울사도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보수다 진보다, 태극기다 촛불이다" 말하고, "성장이다. 이제는 안정이다"고 말하지만 나는 오늘도 선으로 인도하실 하나님 아버지의 손길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내디뎌 봅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