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2> 모국어 성경이 열어젖힌 교육의 문

[ 기독교교육이야기 ] 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2)

양금희 교수
2017년 03월 14일(화) 16:49
   
 

종교개혁지 답사 여행객들에게 가장 감동적인 장소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바르트부르크성 안 루터의 방을 꼽을 것 같다. 그곳은 루터가 보름스 국회에서 황제에게 대적하여 자신의 개혁의지를 분명히 천명한 후,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게오르그 융커'라고 하는 가명으로 300일간 숨어 지냈던 곳이다. 그 방에서 루터가 한 일은 모든 개혁적 행동을 내려놓고 신약성경을 모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필자도 그 방 앞에 서는 순간, 목숨의 위협 앞에서 오히려 성경말씀에 집중하면서 자신과 독일인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한자 한자 독일어로 번역하고 있는 루터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아 순간 뭉클해 졌다. 그가 행동을 멈춘 순간에, 그를 통해 독일어로 번역된 성경이 종교개혁의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으니 얼마나 역설적인가?

루터가 성경을 모국어로 번역하여 독일인들에게 보급하였다는 것은 모든 성도들의 손에 성경을 쥐어 주는 사건이 되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계시의 자리를 교회로부터 개인에게로 자리옮김한 상징적 사건이 되었다. 하나님의 계시말씀인 성경은 사제가 독점하는 책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읽고 해석하고 그를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루터의 모국어 성경번역은 개신교 교육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사건이 되었다. 개신교의 교회는 이제 성도들에게 성경을 쥐어주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에게 성경을 부지런히 가르치는 사명을 담당하는 교회가 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글을 배워야 하는 계기가 되었다.

종교개혁 당시 학교는 소수의 귀족과 성직자 희망생의 전유물이었고 따라서 문맹률도 높았지만, 이제는 국가에 태어나는 모든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야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긴 것이고, 그렇게 하여 '공교육'의 개념이 탄생한 것이다. 루터가 번역한 책 한권, 모국어 성경은 이렇게 당시의 세상을 뒤집고, 또한 개신교 교육의 문을 활짝 여는 사건이 되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