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평화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3월 07일(화) 14:30

하나님은 역사의 주인이시다. 손수 역사를 운행하신다. 우리 민족은 이러한 하나님의 섭리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하늘이 도우셔서 해방이 되었다'고 말을 한다. 일제 강점기를 벗어난 것도, 나라가 민주화된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역사 속에서 인간과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마도 전쟁일 것이다. 전쟁은 인간의 악의 총화이다. 전쟁 중에는 집단적 광기로 인해서 불필요한 학살도 일어난다. 그런 점에서 평화는 평온한 삶과 번영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한반도에 복음이 선포된 지 130년이 넘었다. 그 동안 한민족은 큰 전쟁을 여러 차례 겪었다. 대부분 전쟁의 승패에 따라서 동아시아나 세계의 패권이 뒤바뀌는 전쟁이었다. 첫 번째 겪은 것은 청일전쟁(1984-1985)이었다.

두 나라가 동아시아의 패권을 다투는 와중에 한민족은 큰 피해를 입었다. 전쟁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전개된 탓이다. 일례로 평양 전투에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우금치 전투에서는 동학군 1만 여 명 중에서 500여 명만이 살아남았다. 이 전쟁에서 일본에게 패한 청나라는 무력함이 드러났고, 본격적으로 열강에 의한 침탈을 당하게 되었다.

청일전쟁만이 아니었다. 러일전쟁(1904~1905)은 러시아 제국과 일본 제국이 한반도의 주도권을 두고 다투었다. 전쟁의 결과 일본은 국제적인 강국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당시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해군의 괴멸은 러시아에게 충격이 컸다.
항일의병전쟁은 1895년에 처음으로 의병이 일어난 이래, 1905년의 을사의병과 1907년의 정미의병을 거쳐 1910년 한일병탄에 이르기까지 이어졌다.

이후 일본의 대토벌작전을 피해서 만주지방 등지로 무대를 옮겨서 항일무장독립투쟁으로 전개되었다. 한민족에게 막대한 피해를 남긴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제 강점기에는 만주사변(1931~1932), 중일전쟁(1937~1945), 태평양전쟁(1941~1945)에 한민족은 민족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동원되어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대표적인 것이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정신대 할머니들의 고통이다.

민족이 겪은 가장 큰 전쟁은 6ㆍ25전쟁일 것이다. 남북이 갈라져서 싸우는 동안 500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기록했다. 20여 개국의 군대가 참전했으니 2.5차 세계대전이라 할 수 있다.

제2차 대전에서 사용된 폭탄보다 더 많은 양의 폭탄이 한반도 땅에 떨어졌다. 일련의 전쟁의 마감은 월남전 참전(1964~1973)이었다. 한국경제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5000여 명의 전사자를 기록했다. 고엽제 피해를 비롯해서 남긴 상처가 적지 않았다.

이런 참혹한 전쟁 속에서 기독교가 한민족에 뿌리를 내렸다. 때로 기독교회는 치외법권적인 보호의 성역이 되었고, 때로는 위로의 손길이 되었다. 구호와 원조의 창구역할도 했다. 교회는 전쟁과 전투의 고통에 시달리는 민족에게 쉼 없이 평화를 선포했다. 교회는 한민족에게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최근 동아시아 지역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미중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고, 일본의 우경화도 심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되풀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탄핵의 인용과 기각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하나님께 힘써 기도해야 할 것이다.

정의롭고 공정한 정부를 주시고, 평화와 통일을 주시기를 힘써 기도해야 할 것이다. 전쟁의 포화가 멈춘 시기에 경제도, 교회도 성장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때이다.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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