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족집게 도사 - 중ㆍ고등학교 부모들에게 ②

[ 기독교교육이야기 ] 유하워드 목사의 사교육과 신앙의 균형 사이

유하워드 목사
2017년 01월 24일(화) 15:56

"내 아이는 어떤 과목을 전공해야 하지?", "내 아이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치열한 입ㆍ취(입시, 취업)시대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전공과 미래에 대한 정답을 사교육 현장에서 찾으려 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섬김의 현장에 있는 학생들에게 보다 정확한 미래가 열림을 오랜 세월동안 목격한다.

얼마 전 대치동 학원가는 손혜원 학생의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아이들의 표현에 의하면 '중학교 자퇴라는 전과(?)기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5개의 명문대 수시 전형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공부는 집에서 혼자 할 수 있어요. 동생을 도와주고 싶었어요".

자폐증을 앓고 있던 남동생을 돕기 위해 중학교 1학년 때 독학을 결심 했다. 부모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눗셈은 피자를 나눠 먹으며, 밀도는 쌀을 손수 만지게 하며 동생을 가르쳤다. 드디어 초등학교 시절 특수반에 있던 동생은 중학교 때 일반 학급으로 진학했다. 성적은 중하위권이지만 학교생활에는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오전부터 오후 3시까지는 자신의 공부, 오후 3시부터는 동생의 학업을 돌봐주며 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검정고시로 일반고에 진학 후 방학 중에는 장애아동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꾸준했다. 또래들의 공부를 돕는 일은 물론이었다. 그녀의 고백이 인상 깊다.

"제가 돌본 동생이, 섬긴 장애아동들이, 도와준 또래들이 저의 스승이었어요. … 가상현실을 이용해 동생처럼 발달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언어 능력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섬김은 그녀의 날개가 되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로 데려다 주었다.

무한경쟁의 세상 속에서 바보 같이 보이는 섬김이 전공 확인의 비밀이 될 수 있는 비결은 성경적인 관점에서 '전공이란 남을 섬기라고 허락하신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섬김의 현장에 있을 때 나의 전공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사례에 의하면 학생의 미래는 교실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열린다. 전공을 찾으려면 섬겨야한다. 섬김이야말로 취준생(취업준비생) 딱지를 떼기 위한 필수다.

많은 학생들은 섬김의 한 복판에서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뭘 하고 싶고, 뭘 잘하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보았다고 한다. 결국 섬김은 남을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신을 위함이다. "그들의 마음에 그분의 뜻을 행할 마음을 주셔서 한 뜻을 이루게 하시고…."(계 17:17상) 주위를 둘러보면 내 아이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들이야말로 내 아이를 위한 족집게 도사들이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수시로 입학한 대치동 거주 학생의 고백이다.
"…며칠 전 저희 OO교회 중ㆍ고등부 학생회 회원들이 구룡마을을 방문하였습니다. 구룡마을에 사시는 무의탁 독거어르신 몇 분에게 저희 교회에서 매월 생계비용을 보조해 드리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여 함께 예배드리고 위문을 하였습니다. 이분들은 바로 제가 치유를 도우며 봉사하겠다고 하나님께 약속드린 분들입니다. 의지할 가족들도 없이 외롭게 너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사시는 분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의대에 합격하게 해 주시고 또 이 분들을 만나게 하신 것은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을 확실히 가르쳐주시려는 뜻임을 믿습니다. 저에게 올바르고 큰 비전을 세워주시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을 열어주시는 좋으신 하나님을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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