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소원- 주를 찬양하리

[ 목양칼럼 ]

이재학 목사
2017년 01월 11일(수) 10:45

지금부터 30여 년 전 신대원을 다닐 때 수요일 저녁이면 서울의 큰 교회를 탐방하며 예배를 드렸다. 그렇게 예배드리던 중 서울영락교회 수요예배에 참석하게 되었고, 수요일인데도 찬양대가 찬양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은혜를 받았다.

지방에서 사역하던 나는 수요예배 찬양대가 흔하지 않았기에 그 모습이 신선하였고, 더 큰 감동은 찬양대원들이 70세가 넘은 은퇴자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교회의 제일 큰 어르신들이 혼신을 다하여 드리는 찬양의 모습을 보면서, 찬양의 깊은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가슴 한 가운데 묻어두었던 꿈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찬양을 좋아하고, 찬양 속에 살았다. 어린 나이였지만 찬양을 부를 때 귀신이 떠나가는 경험도 하였고, 사람들로 찬양의 은사를 받은 것 같다는 말도 들었다. 그래서 중고등부 시절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찬양대원으로 활동을 했었다.

찬양대원으로 늦게까지 연습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그때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목회자가 되면서 더 이상 찬양대원으로 서지 못하게 되었고, 이것이 제일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이런 내 마음에 서울 영락교회 수요찬양대의 어르신들을 보면서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목회를 은퇴 한 후 평신도로 돌아가서 찬양대원으로 섬기기다가 하나님 앞으로 가고 싶다는 고백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고, 예배를 인도할 때 마다 성가대원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있을 날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나는 믿음의 사람 중 다윗을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 두 아들에게도 다윗의 '다'자를 따서 다함과 다솔이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로 다윗을 좋아한다. 다윗을 좋아하는 이유도 찬양과 연관이 있다.

다윗은 자신을 스스로 '이스라엘의 노래 잘하는 자'(삼하23:1)라 칭할 만큼 찬양의 사람이다. 다윗이 험난한 세월을 이겨낸 힘도 찬양이다. 찬양은 성도의 특권이다. 찬양하는 자는 하나님의 사람이요, 하나님의 사람은 마땅히 찬양하는 사람이다.

다윗은 시편 22:25절 "큰 회중 가운데에서 나의 찬송은 주께로부터 온 것이니 주를 경외하는 자 앞에서 나의 서원을 갚으리이다" 고백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찬양대원이 된다는 것은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도들은 흔히 찬양대가 4가지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 교회에 올 때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지 않는다. 찬양대가운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찬양대원들은 '어디에 앉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예약석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찬양대원들은 높은데 앉아서 회중석을 내려다보고 있는 높은 분들이다.

네 번째, 찬양대는 목사의 예리한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들이다. 그래서 설교자가 찬양대 쪽을 잘 안 본다는 것을 알고 찬양대원들 중 간혹 졸기도 한다. 아무튼 성도가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특권 중에 특권이다.

이 특권을 나는 은퇴 후에 꼭 누리고 싶다. 은퇴 후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일할 곳, 시간을 보낼 곳이 없어 부끄럽게 사는 목회자가 아니라, 이 찬양의 특권을 누리는 찬양대원으로 마지막 사역을 다 할 수 있다면 가장 복된 목회자로의 마무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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