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과 경제

[ 경제이야기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7년 01월 03일(화) 15:32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본 칼럼의 연재를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1년 9개월은 필자에게 있어서 경제와 신앙의 관계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동안의 칼럼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잠언을 다시 살펴보았다. 잠언에는 재물 또는 경제와 관련된 주옥같은 말씀이 많이 등장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잠언 14장 31절의 말씀이다.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요 궁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주를 공경하는 자니라."

잠언에 등장하는 경제 관련 키워드를 가장 많이 언급된 순으로 정리하면 첫째는 부지런함, 둘째 가난한 자를 돌봄, 셋째는 정직함(거짓 증거하지 않음) 이다. 이 키워드들을 개인의 삶에 적용하면 비교적 명확한 경제 규범을 도출할 수 있다. 기독교인은 부지런히 일하면서 가난한 자들을 돌보기 위해 힘쓰는 동시에 정직하고 투명하게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반면, 잠언의 말씀들을 개인의 입장이 아닌 거시적인 측면에서 적용하고자 하면, 그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앞에서 소개한 잠언 14장 31절 말씀을 근거로 국가가 재분배에 치중한다면, 자칫 경제시스템이 사회주의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국가가 경제의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개인은 부지런히 일할 필요가 없으며, 주변의 가난한 사람을 돌보지 않아도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국가가 경제의 전면에 나섬으로 인해 개인은 말씀대로 살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경 말씀으로부터 국가적 또는 거시적 교훈을 유출하는 데는 다소 조심스러움이 요구된다. 우리는 잠언의 말씀을 사회적 메시지가 아닌, 나 개인에게 주시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각 개개인이 말씀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면 사회적으로도 자연스럽게 공의로운 경제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칼럼을 쓰면서 성경이 개인과 사회에 주는 경제적 의미를 해석하고자 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뚜렷한 경우가 있었던 반면, 다소 희미한 부분을 해석하려고 노력한 때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인간사의 적지 않은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경제문제를 성경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또 그 해석을 실생활에 접목하는 것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지면을 할애하고 글을 쓸 기회를 준 한국기독공보에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 부족한 글을 읽고 응원해 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개인과 나라의 모든 경제 문제가 성경의 관점으로 풀리기를 주께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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