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심는 곳

[ NGO칼럼 ]

표승희
2017년 01월 03일(화) 13:48

마포애란원은 애란한가족네트워크 8개 시설 중 하나로 2015년 2월 1일 미혼한부모가족복지시설로 개소되어 성인 미혼모와 함께 지적장애를 가진 미혼모,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갖고 있는 미혼모, 노숙으로 갈 곳이 없는 미혼모 등, 도움 받을 곳이 없는 복지사각지대 임산부에게 숙식과, 의료보호, 산전산후 관리와, 상담과 자립과 심리 안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어느 사이 개소한 지 2년여 다 되어간다. 그동안 마포애란원을 거쳐갔던 여러 엄마와 아기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부모도 없이 고아로 성장하였고 지적장애인으로 아기의 미래를 위해 입양을 선택하고 '아기를 키우지 못해도 나도 엄마야~'라고 말하며 아기가 보고 싶다고 눈물짓던 30대 미혼엄마. 지금까지 자신의 따스한 보금자리가 되어주지 못했던 가족과 사회, 또 자기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자책하며 입소하였으나 태어나서 처음 느낀 마포애란원의 돌봄과 사랑에 감사하며 아기 이름을 '애란'으로 작명한 엄마, 노숙으로 거리를 전전하다가 출산일이 다가오자 마포애란원에 긴급히 전화하여 응급으로 병원에 호송되어 다행히 건강한 아기를 낳고 우리 직원들과 함께 기뻐하던 엄마, 정신적인 장애인으로 노숙생활 중 쌍둥이를 임신하고 아기를 너무 많이 키우고 싶어하였으나, 끝내 아기의 행복을 위해 아기를 떠나보내야 했던 가슴아픈 사연의 엄마, 이혼한 경력 때문에, 혼인 중이기 때문에 시설입소를 못하고 가정폭력을 피해 여기 저기 떠돌다가 마포애란원에서 후원금으로 지원 받으며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이혼, 기혼모들, 정신장애 엄마에게서 장애아로 태어나 신생아 작은 몸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척수 수막류 수술을 받고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위험한 고비를 넘긴 장한 아기….

이들 모두는 여러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임신하였고, 낙태를 고려하였으나 생명을 도저히 제할 수 없어 출산을 선택한 자들입니다! 또 두렵지만 용기를 내어 인생 행로를 바꾸며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기로 결심한 자들이다. 마포애란원은 이들의 도전을 존중하며 이들과 함께 하기로 하였다.

지난 2년간 마포애란원에는 우리 엄마들, 아기들과 뜻을 같이 하시고 돌보는 일을 봉사로 후원으로 함께 하셨던 분들이 계신다. 매일 새벽 마포애란원의 엄마와 아기, 직원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얼마나 고마운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함께 기도해주길 바란다.

'세상과는 다른 논리로 살아가기로 결정한 우리 엄마들과 아기들 위에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인도하심이 함께 하기를. 이 집을 찾아 온 병든 엄마와 아기들이 회복되기를. 세상의 위로로는 채워질 수 없는 외로움의 골짜기를 혼자 걸어가고 있는 상한 심령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다.'
하나님 주신 생명을 끝까지 사랑하고 지키는 일에 동역을 부탁드린다.

 

 

표승희 원장
마포애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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