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세계로교회, 발달장애 가족과 함께하는 성탄

[ 교계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6년 12월 23일(금) 13:50
▲ 지난 12월 11일 주일 마천세계로교회에서 열린 발달장애 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절 저녁예배에서 공연하고 있는 아이들과 가족들.

지난 11일 주일 저녁 7시 마천세계로교회(김광선 목사 시무)에서는 아주 특별한 주일저녁예배가 열렸다. 바로 '발달장애 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절'예배가 열린 것이다. 이날 발달장애 아이들은 오롯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몸짓과 언어로 교인들과 감동을 나눴다.
 
"우리 늘 바라던 그런 세상 있어요…아픔도 외로움도 고통도 슬픔도 모두 사라지기를…약한 사람 볼 때는 지나치지 않아요 먼저 손을 내밀면 모두 행복해져요…서로를 마주 보며 하하호호 웃어요…내가 바라는 세상 네가 꿈꾸던 세상."
 
동요 '내가 바라는 세상'을 부르는 아이들은 한 소절 한 소절 또박또박 힘주어 불렀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적셨다.
 
이 날을 위해 '서울시 발달장애 사회적응 지원센터'(센터장:추석호)를 이용하는 165명 아이들 중 발달장애 증상이 비교적 경한 초ㆍ중ㆍ고등학생 20여 명은 6개월 남짓 음악교실에서 발성, 가사 외우기, 화음, 안무 동작 익히기 등 기량을 갈고 닦았다.
 
노력은 언제나 기적을 낳는 것일까? 아이들은 절도와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깊고 순수한 감동을 선사했다. 랩이 가미된 합창, 난타공연, 치어리딩 공연, 플룻 연주 등 하나하나 장기가 펼쳐질 때마다 교인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그러나 이 자리는 단순히 아이들의 재롱을 감상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3월부터 연습한 아이들을 응원해주기 위해 참석한 발달장애 아이들의 부모님들과 같은 마음이 된 교인들은 함께 울며, 기뻐하고, 진심으로 위로했다. 나와 다른 이들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는 소망과 희망의 자리였던 것이다. 마지막 곡으로 무대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는 발달장애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교인들은 손을 뻗어 노래로 화답하기도 하고, 빨간 장미꽃을 선사하며 무대 위로 올라가 이들을 꼬옥 안아주었다.
 
아이들의 공연 후 간증을 통해 발달장애 가족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한 센터장 추석호 원장은 "내 아들은 1급 발달장애라 저 아이들과 같이 공연에 참여할 수 없었지만 센터아이들의 발전된 모습에 너무나 뿌듯하다"며 발달장애 아이들에 대한 세계로교회 교인들과 목사님의 지원과 동행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각 지역 작은 교회들이 발달장애 가족에게 관심을 갖고 열린 마음을 가져달라면서 "경기도 근교에 교회가 잘 사용하지 않는 기도원, 수양관, 사용하지 않는 부지가 있다면 아이들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느끼며,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부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교회에 오신 믿지 않는 발달장애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절망이 아닌 하나님께 아이를 온전히 맡기는 소망의 기도를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로교회 김광선 목사는 "아이들의 부모님이 보여주신 인생의 인내에 존경을 표하고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며, "세계로교회가 발달장애인들의 꿈을 이뤄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격려했다. 또한 교인들에게 "삶의 질에 대해 투정했던 얄팍한 감정을 내려놓고 발달장애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고 말했다.
 
발달장애는 크게 자폐성 장애와 지적장애로 나뉜다. 발달장애 아이들 대다수가 자폐성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경우이며, 문제행동과 지능적 발달 저하로 인해 인지능력과 사회성이 뒤처진다. 지적장애의 경우 문제행동은 없는 편이나 제 나이에 맞는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이다. 그러나 이들도 성인이 되고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규칙과 질서를 몸으로 습득해야 한다. 오감을 통한 다양한 경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한 행동 모방이 발달장애 아이들에겐 말그대로 교육인 셈이다.
 
편견과 무관심에 발달장애 가족들은 소외된 자리에서 매일 홀로 눈물 흘리며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예수님은 우는 사람과 함께 우셨다"는 성경말씀처럼 우리도 이들과 마음의 짐을 함께 나누고, 깊이 공감해주며, 가까운 이웃이 되고자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을 때 예수님이 칭찬하시고 기뻐하시는 참크리스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회 안에서 발달장애 아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아름다운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는 진정한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는 교회가 곳곳에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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