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믿음이 어디 있느냐?"

[ 기고 ]

권용수 장로
2016년 12월 21일(수) 10:15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촉발된 작금의 국가적 혼란과 위기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도 세속화라는 깊은 영적 침체에 빠진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엄중하신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너희들은 무엇을 했느냐?" 이 나라의 공의와 정의를 지키고 공평의 가치를 수호해야할 너희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느냐 하는 엄중한 경고의 말씀이 아닐 수 없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 매주 교회를 출석하여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하고 각종 사역에 참여하기도 한다. 새벽을 깨우며 뜨겁게 기도를 하고, 때론 밤을 지새우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그렇게 열성적인 신앙생활을 통해 한국교회를 급속한 부흥으로 이끌었다며 자랑한다. 어떻게 보면 한국교회를 주목하고 계신 예수님이 어느 곳에 시선을 두셔야 하실지 고민(?)하셔야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분은 성경을 통해 분명히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세상에서 믿음을(거룩한 성도의 진실한 삶^그리스도를 닮은 온전한 순종) 볼 수 있겠느냐." 거짓과 위선(종교적 열심)으로 가득한 크리스찬들의 허망한 삶을 불꽃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계신 예수님의 말씀이다. 마치 회칠한 무덤처럼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썩고 병들어 가고 있는 이 시대의 실상을 탄식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난 지체장애1급의 중증장애를 갖고 있다. 22년 동안 장애인선교와 복지사업에 종사하는 과정에서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불편한 존재'라는 뿌리 깊은 차별과 편견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지배하고 있었다.

세상이 많이 변복되고는 있으나, 죄로 인해 변질된 인간성이 다시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된다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렵고 힘든지 모르겠다. 더구나 그렇게 병들고 왜곡된 사회를 깨우고 바른 길로 이끌어야할 교회마저 세상에 편승하여 장애인을 선교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구제의 대상으로 제한시키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교회가 말씀을 떠나 세상의 왜곡된 문화와 가치관에 휘둘리고 있다면 머리 되신 그리스도를 슬프게 하는 죄가 아니겠는가! 이로 인해 전 국민의 10%가 복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고 있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할지…. 심히 두려운 일이다.

작금의 시대상황에서 한국 교회는 영적 침체에서 깨어나 예수님의 말씀처럼 "자신을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십자가의 능력, 곧 교회의 거룩성을 속히 회복해야 한다. 그렇게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성도가 성도다워질 수 있을 돼, 이 땅은 건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성경말씀처럼 교회는 이 땅의 빛이고 소금이다. 다시 한번 한국교회가 기도와 말씀으로 깨어나 회개의 불길이 뜨겁게 점화되고, 성령의 불로 활활 타오를 때, 무너진 이 땅의 정의와 공의가 회복되고 공평의 가치가 충만한 나라가 되리라 믿는다.

권영수 장로   중부명성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