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아기들의 생명요람,'베이비박스'

[ NGO칼럼 ]

조태승 부목사
2016년 12월 21일(수) 10:13

베이비박스란 부모의 피치 못할 사정 또는 아기의 장애 등의 사유로 인해 유기 위험에 처해져 있는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생명 보호 장치'이다.

베이비박스는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부모와 아기의 생명을 모두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생명 박스로서 2009년 12월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담벼락에 최초로 설치되었다.

한국 베이비박스의 시작은 주사랑공동체의 설립자 이종락 목사가 중증장애를 가진 친아들을 극진히 돌본다는 소문이 퍼지자, 중증장애로 인해 버림을 받은 아기들이 하나 둘 이종락 목사에게로 보내지면서 부터다.

그러던 어느 쌀쌀한 봄날, 새벽 3시경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의 아이를 교회 대문 앞에 두고 가니 잘 보살펴 달라는 친부의 전화였다. 황급히 교회 문을 박차고 나온 이종락 목사는 굴비상자 안에 담겨져 있는 아기를 보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얼핏 보기에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아기는 추위에 떨고 있었고, 아기를 싸고 있는 담요에서는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생선 비린내를 맡으며 상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길고양이를 쫓아내면서, 이종락 목사는 조금만 늦었더라도 아기가 추위와 고양이에게 해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 일이 있은 후, 이종락 목사는 "아기들이 부모로부터 버려지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그 생명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외신을 통해 체코에서 운영되고 있는 베이비박스에 관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선진국의 유사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버려진 아이들을 안전하게 거두어 살리는 일"을 하나님이 자신에게 맡기신 사명이라고 확신한 이종락 목사는 이를 위해 기도와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2009년 12월,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담벼락에 한국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설치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선진국들은 영아 유기를 줄이고,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베이비박스 또는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독일 100여 곳, 체코 47 곳, 폴란드 45 곳, 일본 1곳 등 많은 나라들이 정부 또는 민간(여성병원 등)에서 베이비박스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이들은 즉시 병원으로 인도된 후 입양 수속을 밟게 된다. 미국, 프랑스, 룩셈브루크, 벨기에 등은 적극적인 성교육과 함께 익명출산제도 즉, 산모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도 안전하게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조태승 부목사   주사랑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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