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영적 무장

[ 논단 ]

신동작 목사
2016년 12월 15일(목) 08:40

신동작 목사
전 부산장신대 총장

우리는 신앙세계를 군대의 전쟁에 비유해서 '영적 전쟁'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실제로는 영적 무장이 온전히 되어 있지 못하다. 

이제는 개교회의 노력만으로 시대를 어거하는데 역부족인 상황에 도달했다. 그런데도 교회가 지금 일하고 있는 상황은 각개전투일 뿐이다. 그것으로는 영적전투에 성공할 수 없다. 우리는 총회적으로, 노회적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노회는 보병부대인 일선 교회를 위해 포병부대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총회는 공중전을 위해 비행기를 보내고 집중 공략할 목표를 정해 지원해야 한다. 이런 전력적 대응 없이 지금처럼 개교회에만 맡겨두면 얼마가지 못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할지도 모르겠다. 전쟁이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적이 침투해 올 것을 알고 대비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다. 

지금 이 방향으로 나아가면 후회가 없겠느냐? 이 질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교회교육 문제를 진단해 보자. 교회마다 총회에서 자주 거론하는 다음세대와 관련된 현수막을 걸어놓는다. 그런데 현수막을 걸기 전과 후의 변화가 있는가. 교육정책이 달라졌는가. 그 효과를 계속 확인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 앞에 당당하지 못하다면, 지금부터라도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도부서에서는 교육현장을 직접 참관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발빠른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몸부림이 없이는 현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단집단에서는 이미 교회학교의 중요성을 알고 장년보다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지금 이대로 가면 후회가 없겠느냐'는 자성의 소리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 컨설팅 제안이다. 교회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컨설팅 제도를 활성화시켰으면 한다. 이미 대기업에서는 수시로 컨설팅을 받아 문제를 수치화하는 과학적인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 교회는 신앙적인 기대나 긍정적 전망에 모든 것을 묶어놓지 말고 실제적인 개선과 토론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셋째, 노인층의 문제이다. 사회에서는 이미 노인세대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런데 교회는 겨우 노인대학과 경로사상 고취에 머무르고 있다. 노인세대의 증가라는 말은 노인교인의 증가라는 말과 상통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이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된다. 

노회나 개교회에서는 은퇴자가 신앙을 재정비할 성경연구반과 은퇴자 헌신예배를 마련해야 한다. 각 교회의 노인대학에는 은퇴목사를 강사로 초청함이 좋을 것 같다. 은퇴를 하면 전에 못 느끼던 인생문제를 많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넷째, 행사 위주에서 실제적인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 참고로 목사들은 재교육이란 단어를 아주 싫어한다. 서울의 교육장에 가서 강의를 듣고 오는 형태의 행사를 지양하고, 노회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 총회가 주제별 강의 내용을 인터넷으로 보내고 그 다음은 노회에서 모임을 가져 거기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면 참여는 물론, 실제적인 고민까지 해결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개척교회의 운영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이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은퇴목사를 활용하자는 제안도 있다. 개척교회 자문단을 은퇴목사로 구성해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결과를 노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섯째, 다문화 가정과 탈북자들을 위해 교회 내에 부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대상은 이미 늘어나고 있는데,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되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21세기에 대하여 묻는 기자들에게 "인간의 물질문명은 뛰기를 잘하는 토끼문명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정신문명은 한 마디로 말해 거북이 걸음이다"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영적전투는 이미 막바지에 도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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