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CCM의 역사 박종호 장로

[ 문화 ] 건강 회복하며 기도, 후원해준 이들 찾아다니며 감사 인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12월 12일(월) 18:31
   

"저 박종호는 지난 5월 24일 죽었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기적적으로 다시 살았죠. 지금 고백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뿐입니다. 그리고 이번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한국교회에서 저를 위해 너무도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건강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분들을 찾아다니며 감사 인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2월말 갑작스런 간경화 및 간암 진단을 받고 5월 24일 막내 딸 지윤 씨에게 간이식 수술을 16시간 동안 받은 후 기적적으로 살아난 박종호 장로(54세)가 자신을 위해 기도해준 한국교회의 수많은 성도와 교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 장로는 지난 7일에도 자신을 위해 기도해준 동막교회(곽재욱 목사 시무)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박 장로는 한눈에 알아볼 수 없을만큼 살이 빠져 있었고,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수술 당시 딸 지윤 씨에게서 12시간 동안 1kg의 간을 떼내어 다시 16시간 동안 박 장로에게 이식하는 대수술을 거쳤던 터라 아직까지 온전하게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다행히 이식을 한 지윤 씨는 100% 회복을 해서 다시 미국 뉴욕으로 가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박 장로의 회복속도도 이례적으로 빠르고 경과도 좋다고 한다.
 
"기도와 사랑으로 응원해주셔서 5월24일 이식수술을 받은 지 6개월이 되었습니다. 이번 주 검사를 받았더니 간기능, 수치 모두 정상이라고 하네요. 그동안 거부반응 없이 면역억제제 복용도 잘 하고 있고, 주치의 교수님도 이제 노래도 할 수 있다고 하시네요. 매 시간 살아 있음에 감격할 따름입니다."
 
106kg의 거구였던 박 장로는 현재 73kg까지 몸무게가 빠졌고, 숲길과 산을 걸으며 체력을 회복 중이다. 매일 3~4간 동안 산책을 하며 주저 앉기가 일쑤다. 힘들어서가 아니라 하나님 은혜에 감격해서 아이처럼 엉엉 울기 때문이다.
 
박 장로는 "병원에 있는 동안 신기한 게 성도들이 기도하는 것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졌다"며 "그 덕분인지 큰 수술을 했는데도 중환자실에 불과 10시간 있다가 무균실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누워서 자신의 몸을 보니 배 전체가 갈라져 있고 혈관을 뽑기 위해 허벅지도 40cm 가량 갈라져 있었다. 다행인 것은 통증이 어마어마하다고 경고를 받았지만 자신은 진통제 한번 맞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고 한다. 대신 딸 지윤 씨는 간을 자른 고통으로 괴로워 해 박 장로는 부모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한다. 수술 당일에는 여성 한 명의 간은 크기가 작아 충분한 이식이 안될 가능성이 높아 큰 딸까지 수술 대기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의 건강이 가장 걱정되는 바이지만 수술 후 그의 국보급 목소리가 여전한 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 이에 대해 물었다.
 
"얼마 전 하나님께 너무 감사해 집에서 찬양을 부르는데 대학 때의 맑은 소리가 나더라구요. 1집 때 나던 목소리가 나는 거예요. 배가 16인치가 빠지다보니 두툼하고 기름진 소리는 안나오지만 정말 맑은 소리가 나옵니다. 오히려 목 상태가 좋아진 것 같아요. 찬양 사역을 다시 하려면 체력이 관건인데 요즘 하도 걸었더니 체력도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어요."
 
급속도로 많은 양의 체중이 빠졌기 때문에 박 장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잘 생긴지 몰랐다"고 말하자 "한 PD가 조지 클루니 닮았다고 말하더라. 저 사실 그 동안 제 미모가 살에 눌려서 안보였던거다"라며 농을 했다.
 
"그동안 멋있는 음악을 하고, 선교사처럼 산다는 원칙은 지켜왔어요. 앨범 제작을 위해 전문 세션들 부르고, 미국에 가서 디즈니 음악감독과 작업을 하면 적자가 났지만 그렇게 했거든요. 선교사들이 질병 치료도 못하고 어떤 선교사는 돈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진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화가 나 1년에 14만불씩 제가 속한 YWAM에 보내기도 했었어요. 집 하나 제 이름으로 된 것이 없지만 행복했어요. 성악가 조수미가 저랑 고등학교, 대학교 때 엎치락 뒷치락 1등을 했었는데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 친구들은 수미보다 오히려 저를 부러워해요. 찬양만 하면서 지내는 너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요."
 
박 장로는 "지난 2월 미국 집회 떠나기 한 주 전에 제 병을 발견했는데 만약 그때 발견 못했으면, 올해 중에 공연하다가 죽었을 것"이라며 "지금의 제 삶은 주님이 살리신 것인만큼 앞으로 이 은혜를 갚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저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시고, 기도해주신 분이 많은데 당분간 그 분들을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드릴 예정"이라며 "저를 원하시는 곳은 불러주시기만 하면 건강이 허락되는 한 어디든 가서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한 소절을 부르더라도 함께 찬송을 불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있었던 12월 둘째 주 실제로 박 장로는 한 교회의 청년부 20여 명이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수술비 20만원을 보내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14명의 청년들이 모인 자리에서 간증을 하고 찬송을 불렀다.
 
앞으로 건강을 회복한 CCM의 살아있는 역사, 박종호의 찬양 소리를 무대에서 듣게 되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