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회의 교인 증가, 눈으로 확인

[ 선교 ] 2016년 하반기 WCC 실행위원회에 다녀와서

배현주
2016년 11월 28일(월) 14:47
   
▲ WCC 실행위원들이 남경대학살기념.관에서 헌화 후 함께 기도하는 모습.

배현주 교수(부산장신대학교, WCC 중앙ㆍ실행위원)

2016년 하반기 WCC 실행위원회가 11월 17일부터 23일까지 중국 상해와 남경에서 개최됐다. 자치(自治), 자양(自養), 자전(自傳)의 삼자(三自)를 표방하는 중국의 삼자교회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교인이 3800만 명에 달하며, 그 중 27%는 청년이라고 한다. 개신교인 삼자교회는 교파를 뛰어넘은 연합교회를 이루고 있다. 평신도 훈련, 신학 교육, 성경 배포를 중점 사업으로 해왔고, 최근 사회봉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중국교회는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에 다섯 명의 중국 그리스도인들을 파송한 바 있다. 1948년 WCC 제1차 암스테르담 총회 때에는 당시 교파들로 구성됐던 중국교회의 네 교단이 참석했다. 20세기 초반의 대표적인 중국 신학자인 차오(T. C. Chao: 1888-1979)는 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WCC 회장단의 한 사람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WCC가 UN 개입을 지지하자 중국교회의 대표 차오는 회장직에서 사퇴했고, 중국교회와 WCC의 관계는 단절됐다. WCC 중앙위원회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성명서를 통해서 유엔이 한반도에서 경찰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세계의 질서를 회복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WCC 역사에서 유일하게 군사적 무력사용을 허용한 경우였다. 중국교회는 문화혁명(1966-1976) 기간에 폐쇄됐으나 이후 재개됐고 1991년 WCC 제7차 캔버라 총회에서 다시 WCC의 회원교회로 가입했다.
 
2016년 후반기에도 세계적인 에큐메니칼 행사들이 개최됐다. 9월 20일 아씨시에서 개최된 '평화를 위한 세계기도일' 행사에는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 동방 정교회 및 시리아 정교회의 수장들, 성공회의 캔터베리 대주교 등과 함께 WCC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10월 31~11월 1일에는 스웨덴 룬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루터교세계연맹이 함께 내년으로 다가온 종교개혁500백주년을 기념했다. 한편 UN의 새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안토니오 구테헤스는 WCC와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그는 포르투갈 총리와 유엔난민기구 대표를 역임했는데 약자 보호를 중시하는 인물이다.
 
작년 WCC 하반기 실행위원회에서는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COP21) 대한 성명서'를 채택한 바 있다. 파리협정은 기온 상승폭을 2도 보다 훨씬 낮게, 가능한 한 1.5도까지 억제하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의 신속한 비준을 거쳐서 2016년 11월 4일부터 법적 효력을 가지게 됐다. 이번 실행위원회에서는 11월 7-18일에 모로코의 마라케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2)와 관련하여 '기후정의에 관한 성명서'를 채택했다. 파리협정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의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 나라는 저탄소경제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하며,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빈곤계층과 원주민 공동체들은 기후변화에 특별히 취약하다. 개발도상국들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자 국가들은 재정과 기술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 성명서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날드 트럼프가 작년에 이미 비준한 파리협정을 지키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협정 이행을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가 백인우월주의 등 반기독교적 기치를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는 사실에 대해서 미국교회 대표들의 망연자실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교회와 미국교회는 기독교의 정신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