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은 '스펙' 아닌 소통과 존중

[ NGO칼럼 ]

마효정 단장
2016년 11월 22일(화) 14:41

세이브존 국제교육협력단은 2011년 세계 각국의 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인재육성과 교육발전에 기여하는 글로벌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세이브존 오렌지재단의 후원으로 출범했다. 그동안 스웨덴 예술 학교와 협력하여 한국의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캄보디아 씨엠립주 교육청과 함께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캄보디아 씨엠립주 지역의 초등학교에 교육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15개팀의 교육봉사단을 파견했다. 파견된 15개 봉사단은 주로 세이브존 직원으로 구성된 세이브존 캄보디아 교육협력단과 경인교육대학교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경인교대 캄보디아 교육협력단이다.

세이브존 캄보디아 교육협력단 단원은 지점별로 지원서를 받아 점장 및 사회공헌위원이 선발하고 국제교육협력단에서 교육을 실시한다. 경인교대 캄보디아 교육협력단은 국제교류센터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여 선발한다. 선발 이후에는 세이브존 국제교육협력단과 경인교대 국제교류센터가 협력하여 교육을 진행한다. 세이브존 국제교육협력단은 경인 교대와 씨엠립 교대의 교육교류를 통해 한국과 캄보디아의 글로벌 교원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캄보디아로 파견되는 봉사단은 양국의 교육문화를 존중하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자는 의미로 캄보디아 교육협력단이라 부른다. 간혹 캄보디아 교육 봉사에 참여하는 단원들이 자칫 우월한 위치에서 도와준다는 생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15번의 캄보디아 교육협력단 파견을 통해 배운 것은 소통과 존중이다. 파견 단원들의 학력수준이나 예산 규모보다 단원들의 자세가 교육 협력의 열매를 좌우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동안 파견된 캄보디아 교육협력단 중에서 10번째로 파견된 가족봉사단이 기억에 남는다. 가장 작은 규모의 교육협력단이었다. 단원은 부모님과 두 딸로 구성된 4명의 한 가족 이었고 예산은 아빠의 생일축하를 위해 두 딸이 모은 30만원 이었다. 가족봉사단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 24일 씨엠립 교대 세이브존 장학생들과 일대일 매칭이 되어 씨엠립 지역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특별 수업을 했다. 쭘러응 초등학교는 7명의 선생님과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캄보디아의 미래를 꿈꾸며 공부하는 곳이다.

그 곳에서 가족봉사단은 한 시간 동안 반별로 뛰어 놀았다. 그리고 준비한 학용품을 어린이들에게 한 명씩 나누어 주며 인사를 했다. 선생님들에게는 영어사전과 학업 지도를 위한 교사 수첩을 선물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에 가족을 대표해서 아빠의 인사가 있었다. "어린이 여러분 건강하세요. 오늘 저는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에 또 뵐께요. 보고 싶을거예요." 이렇게 인사말을 하는 동안 그 곳에 있는 모두의 눈가에는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이 가족봉사단은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아빠는 말기 암 환자고 엄마는 간호사다. 그리고 큰 딸은 수능을 마친 대학 입시생이고 작은 딸은 고3이 되는 학생이다. 병원에서 더 이상의 의학적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빠는 아주 특별한 봉사 여행을 가족들에게 제안했다. 인생의 남은 시간 동안 캄보디아에서 어린이들의 꿈을 응원했던 아빠 단장은 한달 후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리고 손짓과 몸짓으로 대화를 하고 함께 뛰놀았던 가족봉사단 단원들은 이날을 지금까지도 아빠와 함께 했던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이후 세이브존에서는 12가족을 선발하여 세 팀의 가족봉사단을 파견했다. 그리고 파견되는 캄보디아 교육협력단 단원의 귀감이 되고 있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존중하며 가장 소중한 시간을 보낸 가족봉사단은 캄보디아에 파견되는 단원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