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마리교회를 아십니까?

[ 기자수첩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6년 11월 21일(월) 14:47

"제가 큰길 가로 나가 있겠습니다. 교회를 찾는 손님들 대부분이 길을 잃습니다."

올해 창립 119주년을 맞은 김포 송마리교회의 취재를 요청하자 담임 추진규 목사가 한 말이다. "괜찮다"고 호기를 부린걸 나중에 후회했다. 도착지를 500m 정도 남겨두고 길가에서 산쪽으로 차량이 들어서자 내비게이션이 안내 오류에 처했다.

주변을 살피며 교회를 찾으려 했지만, 갑자기 개미굴 미로같은 수많은 갈래길이 나타나며 혼동에 빠트렸다. 엉켜있는 갈래길에서 '제자리 뱅뱅'을 수차례 반복하다 교회에 도착했다.

송마리교회는 그런 곳에 있다. 창립 당시나 지금이나 외진 곳에 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우고 주변 복음 전파와 한국 근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음에도 외진 곳에 있어, 교회규모가 작아, 성도 수가 적어 사람들로부터 잊혀지고 외면당하고 있다.

반면 도심지에 있는 비슷한 역사의 교회들은 '한국교회의 대명사'로 인식되며 아무래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송마리교회는 '언더우드의 선교정신을 잊지말자'는 모토로 시골마을을 119년 간 섬겨왔다.

추진규 목사와 얼마 안되는 성도들은 초대 신앙선배들의 올곧은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면서 순박한 성품을 이어받아 역사적 명예보다는 고결한 삶을 택하고 믿음의 본을 보이고 있다.

이 교회도 다른 초대 교회들과 마찬가지였다. 무수한 박해가 있었지만 진리를 지키고 신앙의 순수성을 잃지 않았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회개와 거듭남을 외치며 초대교회의 정신을 회복하자는 움직임이 교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자기갱신 운동도 필요하지만, 초개와 같이 목숨을 던져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있도록 밑거름을 제공한 교회들의 숭고한 선교정신과 수고도 잊지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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