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도자 걱정

[ 논단 ]

신동작 목사
2016년 11월 15일(화) 13:38

신동작 목사
전 부산장신대 총장

'신학교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과제가 언제부턴가 총회의 고민거리 중 하나로 등장했다. 이 문제는 아마도 몇 년이 더 걸려야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그보다 먼저 교회의 미래를 위해 신학생 교육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걱정은 관심을 가져오고 관심은 제안으로 나타난다. 자녀를 위해 학교 교육을 걱정하듯, 교회를 위해서는 지도자 교육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신학교 과정은 기본을 배우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방대한 신학을 몇 년 동안 다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각 분야의 중심 내용을 전문 교수들을 통해 공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신학생들이 졸업 후 목회 현장에 나가면 너무 많은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다양한 전문성에 대한 교인들의 요청이 몰려온다. 그것은 신학 문제가 아니라 생활과 연관된 문제들이다. '목사는 신학 문제만 전담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현실에선 통하지 않으며, 때로는 부차적인 목회적 과제들이 더 크게 자리잡는다. 그러면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회가 이미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내세우며 성장하고 있는만큼 이제는 교회도 전문 상담가, 교육자, 영상기술자, 복지사, 농어촌지도자 등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 모든 분야를 신학교에서 정규과목으로 배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필자는 교육, 복지, 영상, 상담, 음악 등 현실적으로 교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 분야를 신학교가 특별과목으로 선택해, 공인된 자격증이나 수료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신학생이 목회 외에 적어도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졸업한다면, 교회는 각 분야의 전문 부교역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사역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또한 부교역자를 뽑을 때 특정 전문 분야를 요청하게 되면, 지금의 과도한 경쟁 분위기도 개선될 것이다. 

그리고 노회와 신학교가 협의해 교수들이 지역 노회와 교회의 다양한 연구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노회가 교수들의 연구 결과를 가지고 토론한다면 보다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사역이 가능할 것이다. 일반 대기업의 연구소와 달리 총회나 노회는 아까운 인재들을 너무나 소홀하게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지금 우리가 심각하게 접근해 볼 문제 중 하나가 선교사 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일생을 선교 현장에 바친다'는 비장한 각오를 품고 선교사로 지원하지만 파송지 결정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현장 상황과 관계 없이 교회가 선교사를 선택하고 파송하면서 선교사는 언어, 문화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제는 이 문제를 조정할 때가 된 것 같다. 

바라기는 선교사로 지원하려면 신학교 입학 때부터 선교지를 선택하고 그 나라의 언어, 문화, 역사를 공부하며 임지가 결정되기 전에 적어도 한 두 차례 그 나라에 선교여행을 다녀왔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먼저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춰야 교회가 임의로 선교지를 정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교사에겐 한국에서보다 더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학교에서 자격증을 준비한다면 사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선교사 파송 계획을 세운 교회는 선교사를 먼저 지정하지 말고 선교지를 먼저 정한 후 나라에 맞는 준비된 선교사를 찾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교사에게 매달 실적을 보고하도록 하는 행정적 요청은 지양해야 한다. 잘못하면 거짓 보고를 유발할 수 있고, 사역의 순수성까지 잃게 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 걱정은 곧 지도자인 목사의 걱정으로 이어진다. 교인들의 요청은 다양하지만 목사의 능력은 한정돼 있다. 그러므로 교인은 목사의 부족한 부분을 포용하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반면 목사는 항상 자신이 부족함을 인지하고 자기 개발과 인재 활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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