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측면은 '굿', 시대의 해석은 '별로'

[ 문화 ] 기독교 영화의 현주소 진단하는 문화기자 초청 세미나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11월 15일(화) 10:30
   

한국기독교 영화의 현주소는 어디 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이를 위해 최근 교계 문화기자들이 마련한 세미나에서 성석환 교수(장신대 기독교와 문화)와 조현기 프로그래머(필름포럼), 그리고 임진택 국장(CBS시네마)이 한국 기독교 영화의 과거를 조명하고, 현재를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기독교 영화, 시대상 반영하는 메시지 담아야

지난달 26일 신촌 필름포럼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독교 영화의 문화 선교적 의미 고찰' 제하의 발제를 한 성석환 교수는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은 한국사회의 정치경제적 발전과 변화에 밀접한 연동양상을 보여 왔고, 특히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 국면은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 영화 제작 초기 긍정적인 혹은 독자적인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하거나 다뤄졌던 한국교회가 절차적 민주화가 정치, 경제적으로 실현되기 시작했던 1990년대부터는 대부분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영화산업을 문화적 역량으로 승화 시키기 위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지만 한국교회는 문화사회적 발전에 대해 대단히 고립적, 수세적으로 반응을 했다"며 "1987년이 엄청난 변혁기임에도 기독교영화는 한국사회와 무관한 영화들만 나왔고 결국 1990년대부터 한국사회와 동떨어진 교회에 대한 비판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 영화가 다양성 측면에서는 발전했지만 한국사회 문화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영화적 표현과 신학적 고백 사이에 엇갈리는 문화적 지평으로 인해 잘못하면 한국교회 내 성도들만을 위한 독백적 영화만 나오게 될 수 있는만큼 영화가 부단히 기독교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감동을 주고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성 교수는 "한국교회는 선교적 관점에서라도 후기 세속사회에서 요구되는 종교의 공적 역할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영화는 그러한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적절한 매체이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가 기독교영화의 지평을 확장하여 공론의 장을 정당하게 형성할 수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가장 적절한 선교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산적한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신학적 상상력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기여를 통해 기독교 진리의 가치를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독교영화, 미국영화의 강세 두드러져

올해 상영된 기독교영화의 면모를 보면, CBS시네마에서 수입, 배급한 '프리덤'이 지난해 연말부터 해를 넘겨 상영됐고, 이후 '레터스 투 갓', 그 다음 파이오니아21이 권혁만 감독의 '일사각오 주기철'을 배급해 10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부활절 직전 UPI가 배급한 '부활'이 20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이후 '신을 믿습니까?'와 '신은 죽지 않았다2'가 개봉했고, 이어 개봉된 제1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작인 '드롭박스'와 미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미라클 프롬 헤븐'은 기대와는 달리 흥행에 실패했다. 고전으로 분류되는 '벤허'와 '불의 전차'가 재개봉되었고, 리메이크 된 '벤허'는 130만 명의 관객 동원에 그쳤다. 현재는 '제자 옥한흠2-제자도'와 '순종'이 개봉 중이다.
 
'2016 기독교영화와 흥행분석'을 주제로 발제한 조현기 프로그래머(필름포럼)는 "올해의 기독교 영화는 지난해와 편수와 흥행성적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조 프로그래머는 "올해의 두드러진 경향은 한국 기독교영화보다는 미국 영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라며 "미국 기독교 영화는 미국 시장에서 꾸준하게 제작되어 어느 정도 일정한 관객들을 확보하기에 시장성을 담보해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 2~3년간 제작된 미국 기독교영화는 자국에서 흥행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 가치를 표면에 들어내고 직접적으로 다룬 기독교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게 나타나고, 비록 관객 평점과 비평가 평점이 그리 높지 않더라도 그 영화를 지지하는 층은 흥행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그러나 이 요인은 기독교 영화 제작자들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기독교인들이 관심 있는 소재에만 집중하게 되면 그들만의 리그로 고착화 될 위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독교 영화 산업의 발전 가능성 모색'을 주제로 발제한 임진택 국장(CBS시네마)은 CBS시네마의 사업에 대한 설명을 했으며, "기독교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CBS뿐 아니라 기독교영화를 제작 배급하는 업체들이 모두 생존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국장은 기독교인들의 관심과 협력을 부탁하는 한편, 양질의 기독교영화를 제작, 배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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