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화, 가을바람 타고 기지개

[ 문화 ] 크리스찬 다큐멘터리 '제자도', '순종' 개봉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11월 11일(금) 10:33

가을을 맞아 크리스찬 다큐멘터리 영화 두편이 개봉되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독교인들의 눈길을 끈다. 다큐멘터리는 많은 수의 관객을 끌기 어려운 장르이지만 한 인간의 진솔한 면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 특징. 한국교회의 거목 고 옥한흠 목사와 레바논, 우간다에서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순종하는 선교사들을 조명한 두 영화가 주는 감동과 질문이 다큐를 통해 묵직하게 다가온다. 한국 기독교 영화의 기근 속에서 이 두 영화가 순차적으로 개봉한다는 소식은 교회 문화계에 촉촉한 단비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좁은 길을 걷는 것이 참 제자의 길"
'제자 옥한흠 2 - 제자도'

오늘날 한국교회가 참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고 이 시대에 필요한 진짜 '제자도'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다큐멘터리 '제자 옥한흠 2 - 제자도'가 한국교회에 '제자의 길'에 대한 두번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미 2014년 '제자 옥한흠'으로 제자도에 대한 이슈를 한국교회에 던진 바 있는 김상철 감독은 이번 후속편 제작에 대해 "제자훈련은 목회자 자신의 제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로 만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게 할 것"이라며 "교회의 맛을 잃어버린 한국교회, 십자가를 잃어버린 그리스도인, 좁은 길을 멀리하고 넓은 길을 선호해 우리가 만든 현실 앞에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제작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외에도 영화에서는 갈 길을 잃고 있는 한국교회와 방황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님의 제자도'를 다시 회복되는 길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제시하기 위하여 가나안농군학교의 김용기 장로, 윤동주의 스승이자 외삼촌인 명동촌 설립자 김약연 목사에 대해서도 조명된다. 이들이 다뤄진 이유는 예수님의 제자로 주어진 사명을 묵묵히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게 살고 싶은 이들에게 제자의 삶을 살고 있는 실례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영화 '제자 옥한흠 2 - 제자도'는 지난 10일 개봉해 상영되고 있다.
 

#"흔들리는 인간이지만 순종할 수밖에 없는 이유"
'영화 순종'

기독교방송 CBS가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직접 참여한 영화 '순종'이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순종'은 레바논과 우간다에서 행복을 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교사들의 감동적 여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로 선교사 아버지의 삶을 이어받은 딸과, 시리아 난민촌에서 수많은 이들의 아픈 영혼을 달래주는 선교사의 일상을 담아냈다.
 
우간다 내전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딩기디 마을에서 반군에게 부모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던 아이들을 포함해 상처입은 영혼을 어루만지는 김은혜 선교사와 중동 테러단체 IS의 주민학살 등 온갖 만행에 견디다 못해 레바논으로 탈출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보는 김영화 선교사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총 1년 6개월의 제작기간과 4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진행된 하루 15시간의 연속 촬영 등 제작진들의 눈물겨운 노력 끝에 제작된 영화 '순종'은 선교보고 혹은 작위적인 눈물샘 자극을 하는 진부한 방식을 버리고 선교사의 내면과 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 사역을 이어가는 이유에 초점을 맞춰 기독교 다큐영화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선교현지에서의 고집스러운 밀착 촬영으로 선교사들의 감정의 흔들림, 고난 받는 이들의 터져나오는 눈물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으며, 영상미 또한 아름다워 여러 차례의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평생 가족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를 미워했지만 아버지의 사역을 이어 우간다로 온 김은혜 선교사의 고민과 혼란, 생활고에 시달리는 부모와 다운증후군 동생을 고국에 남기고 선교를 온 김영화 선교사의 아픔과 눈물,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종할 수밖에 없었던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동감과 감동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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