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에 임하는 교회의 자세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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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01일(화) 16:17

대통령의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개헌을 언급한 이후 이어서 터져 나온 일명 '최순실 게이트'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주목을 받아온 최 씨에 대한 내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 10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3만명이 운집해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정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파 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도 이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상시국대책회의가 지난 10월 26일 오늘의 사태를 국기문란행위로 규정하고,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신학대학교 학생들이 연합으로 신학생시국연석회의를 구성하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미 사회적으로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학생과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에 머무르고 있던 당사자가 귀국하고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최순실 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씨가 목사라는 소문이 돌면서 기독교계가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결과는 기독교를 비롯해 불교 천도교를 혼합한 사이비 종교 집단의 교주인 것으로 확인돼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기독교계가 또 다시 분열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우선 앞선다. 이미 일부 연합 단체에서 최 씨의 사태와 별도로 개헌에 대한 발표에 쌍수를 들고 지지하는 발언을 한바 있다. 반면에 지난 10월 30일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해 일부 교회에서는 개혁을 강조하며 현 시국을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오늘의 시점에서 교회가 할 일은 우선 기도하는 일이다. 그러나 시국이 골방에서만 기도할 단계는 넘어섰다. 국가가 나아갈 길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분명한 판단을 하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도록 정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일로 교회가 분열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무책임한 대중적 발언을 통해 사회로부터 교회가 지탄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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