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문화 시설, 제대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나?

[ 문화 ] 총회문화법인, '문화목회를 위한 교회시설 및 자원현황 조사보고서' 발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10월 18일(화) 11:56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장:이성희) 소속으로서 서울에 위치한 교회들의 가장 보편적인 문화시설은 '카페'이며, 교회 내 카페로부터 문화목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가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총회 문화목회 현황에 대한 최초의 연구자료인 '문화목회를 위한 교회시설 및 자원현황 조사보고서'가 지난 9월27일 제101회 총회 석상에서 총회문화법인(이사장:서정오, 사무국장:손은희)의 보고로 총회와 총대들에게 보고됐다.

# 교회내 가장 보편적 문화시설 카페, 그러나 지역주민과 소통 기능은 '글쎄'

총회문화법인이 주관하고 장신대 성석환 교수(기독교와 문화)의 책임 하에 연구조사팀이 지난 3~5월 교단 소속 서울지역 총 998개 교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114개 교회의 응답을 얻어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는 교회 내 가장 많이 설치되어 있는 문화시설이 카페(28.7%)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카페가 △교인에게 친교 공간 제공 △지역주민에게 만남의 장 제공 △교회 이미지의 현대화에 기여 △젊은 세대 향한 선교 효과 등의 유용성에 비해 카페의 고유한 특색을 표현하는 일에는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카페의 주이용자는 문화목회의 목적이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한 선교라는 입장과 달리 카페의 이용자가 대부분 교인인 것으로 나타나 카페 설치 이유를 점검하거나 지역주민 각종 모임 유치나 세미나, 연주회 유치 등 주민들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시급함을 드러냈다.(대부분 교인들'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7.9%, '교인들이 주민들보다 더 많이 이용'이 24.4%)

#'소통을 통한 복음전파' 목적에도 지역사회와 소통은 적어

이번 조사에서는 교회가 카페, 도서관, 공연장, 평생교육원 등 문화시설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지역사회와 소통하는지를 알 수 있는 질문도 던져졌다. 이에 대한 질문에 교회들은 '교회의 선교적 판단에 따른 주도적 준비'라고 대답한 교회가 31.9%, '책임부서 및 위원들의 주도적 준비' 22.7%, '공식적 조사는 없었으나 주민들의 의견수렴' 12.3%, '공식적 조사를 통해 지역의 필요 파악' 7.4%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교회들이 문화목회의 준비과정을 대체로 교회 내부 구성원들의 주도에 의해 진행했으며, 지역사회의 필요를 조사하는 공식적인 과정 없이 주로 교회의 관련 부서가 담당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였음을 지적해준다.
 
반면, '문화목회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한 복음전파'가 77.6%로 가장 높게 나와 교회가 문화시설을 설정한 목적에 맞게 그 설립과정을 진행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향후 문화시설을 건립하고나 문화활동 계획이 있는 교회들은 준비하는 과정에는 지역사회와의 소통하려는 시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목회 저변 확대 시급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교회에서 갖추고 있는 문화시설 유형 중 카페 다음으로 많은 것이 도서관(19.6%), 평생교육원(19.1%)으로 나타났으며, 교회학교의 출석인원이 적을수록 문화목회를 위한 시설 여건을 더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밀집지역인 은평구(8.8%)와 동작구(7.0%), 생활수준이 높은 강남구(7.0%)의 교회들에 문화목회를 위한 시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배는 예전적 형식이 49.6%, 자유로운 형식과 혼합이 40.2%의 비율로 큰 차이가 없었다.
 
문화 시설 및 프로그램이 없거나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응답이 27.1%, '예산부족'이라는 응답이 28.6%로 나와 재정과 인력 부족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문화 목회 확산을 위해서는 공적 지원 체계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연구팀은 현재의 문화목회가 '교인을 위한 서비스'에서 '지역을 향한 서비스'로, '봉사'를 넘어 '전문사역'으로, '시설' 중심에서 '자원 및 콘텐츠'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했으며, 전체 응답 교회 중 문화목회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이 불과 12%에 불과해 문화목회의 저변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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