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회 총회 주제 해설 ① 다시 거룩한 교회로

[ 특집 ] 개혁…하나님 거룩 닮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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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8일(화) 09:40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1회 총회 주제가 '다시 거룩한 교회로!'이다. 총회는 전체 주제 해설을 포함해 11주제로 나누어 주제해설을 하고 있다. 본보는 10, 11월 두 달에 걸쳐 주제 해설을 요약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내년 2017년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해라 볼 수 있다. 루터, 칼뱅, 츠빙글리로 시작된 종교개혁이 50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또 2019년에는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 3ㆍ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러한 신앙적, 민족적 흐름과 더불어 현재 한국교회의 상황을 보았을 때 우리에게 '개혁'이란 어떤 의미인지, 현재의 개혁교회는 개혁주의 신앙을 고수하며 개혁되어져 가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할 단계가 되었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고 제창한바 있다. 개혁교회의 본질은 관습과 환경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과 신앙공동체, 사회를 변화시키며 하나님께로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여 있는 신앙이 아니라 역동적이며 변화를 추구하는 신앙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개신교 신앙의 본질이자 성화의 핵심이기도 하며 칼뱅의 사상을 이어받은 한국교회가 걸어야 할 길이기도 하다. 

'거룩'이라는 키워드로 첫 걸음 내딛고자 한다. 개혁의 시발점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국교회 내의 문제로 여기고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어떤 건강한 영향력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교회가 하나님과 세상을 연결하고 중재하는 '화해자의 역할'로서 회복되고자 한다. 

교회가 다시 화해자로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기본적인 본성인 거룩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하나님은 세상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거룩한 존재이며, 교회는 세상 속에서 구별된 공동체로서 하나님의 나라의 거룩성을 드러내야 한다.

성경에서 '거룩'은 구약과 신약 모두에 나타나는 신적인 속성이다. 구약에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신을 거룩한 존재로 계시하신다. 신약에서도 거룩은 하나님의 본질적 속성이라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 신약 공동체는 구약 전통을 계승하면서 하나님의 거룩성도 자연스럽게 수용했다.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직접적으로 스스로를 거룩한 존재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버지와 하나된 존재로서 자신 또한 거룩한 존재임을 암시하고 있다. 

사도바울의 글을 보면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하면서 그리스도께서는 본질적으로 거룩하신 분이시며 더 나아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도 그리스도의 거룩성을 닮아 거룩한 공동체를 이루어야 함을 강조한다.

특별히 신약의 '거룩한 공동체' 개념은 구약전통에서 '거룩한 백성'의 개념과 그 의미를 같이 하고 있다. 신약 성경에서 교회는 헬라어 '에클레시아(부르심을 받은 자들의 모임)'로 표현되었다. 세상과 구별되고 세상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선택된 백성들이 바로 교회 공동체이다. 사도바울은 여기에 그리스도의 몸의 개념을 주입하면서 거룩한 공동체의 역동성을 강조하였다. 

사도바울의 신학에서 중요한 신학은 '이신칭의(以信稱義, Justification by grace through faith)'이다. 칭의 교리의 대한 내용은 로마서 1장 7절에 기록되어 있다. 십자가 대속의 사건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거룩한 의를 가져다주었고, 십자가의 구속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누구나 하나님의 거룩한 의를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공유한 의를 지키려고 성화(Sanctification)의 삶을 온전히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넘어서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Glorification)에 이바지하게 된다.

'거룩'의 개념을 가지고 오늘날의 교회가 세상과 구별되고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거룩을 드러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룩함'이라는 것은 '구별됨'을 의미한다. 거룩한 교회란 세상과 구별된 공동체란 뜻이다. 또한 세상 속에 있는 교회가 거룩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세상과 다른 구별된 존재가 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몸부림친다는 뜻이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하여 세상의 파도에 잠식당하지 않으며, 세상의 풍파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방주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거룩한 교회의 사명이다. 종교개혁자들의 용어를 빌린다면 이러한 교회는 '개혁하는 교회(Reformed Church)'이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했을 때도 그가 의도한 것은 분열이 아니라 교회의 개혁이었다. 하지만 교황중심의 교회는 개혁자들을 교회의 적으로 몰아갔다. 어쩔 수 없이 종교개혁자들은 가톨릭교회를 떠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를 개혁하고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이 시도는 개교회적이거나 개교파적인 것이 대다수였다. 개혁이 개교회나 개교파적인 세력다툼의 명분적 도구나 혹은 단순히 성도들의 잠들어 있는 신앙을 각성시키기 위해서 사용되면 안 된다. 개혁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성에 집중하는 것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답게 되는 것이다. 개혁의 초점은 하나님의 거룩성을 닮아 있는가 그리고 세상 속에 그 거룩을 드러내는 가를 살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소수의 교회나 교단만의 작업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 된 믿음의 공동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사명이다. 또한 이것은 일회적인 사역이 아니라 시대와 세대를 지나면서 끊임없이 연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사역이다.

종교개혁을 통해 개혁교회는 '거룩한' 시대적 변혁을 선도했다. 그 중심에는 루터와 칼뱅의 교육사상이 자리잡고 있다.

루터는 교회와 사회개혁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루터의 교육사상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모든 인간은 교육의 주체이며 대상이고, 세상과 교회의 전인적인 기독교적 교육이며, 칭의를 통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통한 훈련의 기능이었다. 칼뱅은 모든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구원사역과 인간에 대한 사랑, 보살핌과 인도함 전체를 '하나님의 교육(Paedagogia Dei)'라고 비유했을 만큼 교육 대상과 장소와 내용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었다. 

21세기의 교회는 홀로 서 있지 않다. 세계와 사회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개혁교회의 근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점에 있다. 교회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교육의 영역을 확대하여 이제 가정, 사회, 교육 등 삶의 전 영역에서 기독교교육의 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직적 관계를 벗어나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한 성령님의 통치하심에 바탕을 두어야할 시점이다. 

루터와 칼뱅이 그 구심력을 '성경'으로 잡았듯이, 교회는 성경을 중심으로 세상과 사회의 원심력 속에 때로는 그 흐름을 타고, 때로는 거슬러 올라가갈 때, '개혁과 거룩'이란 하나님 나라의 수레바퀴를 함께 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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