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ㆍ사회와 소통하는 공공성 회복 필요"

[ 다음세대 ] 기독교대안교육 국제심포지엄, 미국 CSIㆍ덴마크 기독교자유학교협회 대표 초청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10월 17일(월) 16:57
▲ 지난 15일 백석대 대학원 교육동 아트홀에서 열린 2016 기독교대안교육 국제심포지엄.

국내 기독교대안교육 운동 성찰

교육의 본질과 가치를 회복하고 성경의 토대 위에서 교육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되기 시작한 기독교대안학교가 3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독교대안교육을 성찰하고 미래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지난 15일 100여 명의 기독교대안교육 교사들이 모인 가운데 백석대 대학원 10층 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가나안학교, 광성드림학교, 높은뜻씨앗학교, 월광기독학교 등 14개 학교가 협력주최로, 사단법인 샬롬대안교육센터(이사장:김선요)와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기독교교육학과가 협력주관하여 열린 행사로, 미국 기독교학교협회(CSI)와 덴마크 기독교자유학교협회(FKF)의 대표를 초청해 미국과 덴마크의 기독교학교의 현황, 정체성 그리고 한국의 기독교학교를 향한 제안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북미에서의 기독교학교 경험과 한국 기독교학교에 대한 제안'에 대해 발표한 미국 기독교학교협회(CSI) 조엘 웨스타 대표는 "신생학교로부터 135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 등 역사와 규모를 떠나 모든 학교는 그들의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하고, "미국 내 학생 수의 지속적인 감소와 기부금이 줄어들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들은 지속 가능한 재정모델을 찾고 있는 중인데, 최근 재정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뉴저지에 있는 이스턴기독학교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학교 자체에 전력 공급 외에도 초과 생산된 전력으로 수십만 달러의 재정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그는 "이 추가된 재정이 없었더라면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동시에 등록금은 적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면서 "학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등록금으로 재정을 충당하는 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시급한 사안은 변경된 정부의 법에 따라 성경적 신념을 타협하는 것이다. 성경적인 결혼관이 연방정부에 의해 위태롭게 됨에 따라 학교들은 새로운 법을 어떻게 적용해야 교육적 사명을 계속 감당하면서 동시에 성경의 권위와 확실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씨름 중"이라면서, "여러분도 어떤 이유로든지 하나님의 말씀과 타협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싸워줄 것"을 당부했다.

웨스타 대표의 발표에 대해 '한국에서의 기독교학교 정체성' 제목으로 논찬한 박상진 교수(장신대ㆍ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는 "한국의 기독교학교가 입시주의 학교, 중상계층의 학교, 국제지향적 학교, 종파주의적 학교, 분리주의적 학교 등으로 정체성이 왜곡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교육이 돼야 하고, 그 결과와 열매로서 학업성취가 나타나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기독대안학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바우처제도와 같은 국가의 교육재정정책의 변화와 함께 교단ㆍ교회의 재정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하며, 학교 자체적으로 장학금 등을 통해 긍휼의 교육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기독교대안학교가 민족과 사회와 소통하는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외국 유학준비학교로 전락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독교적 국제성'에 대한 올바른 관점의 확립이 필요하며, 글로벌한 것이 개인적인 출세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제3세계 등 세계 도처에서 섬김과 봉사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꾼을 양성하는 학교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개개인을 훌륭한 기독교인재로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기독교교육 운동을 함께 펼쳐 나가야 하고,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도록 연대하고 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덴마크의 자유학교 운동과 기독교자유학교의 역할'에 대해 발제한 덴마크기독교자유학교협회(FKF) 한스 요르겐 한센 사무총장은 "1855년 부모가 자녀의 교육 형태를 선택할 권리를 인정해주는 법이 시행되었는데, 이는 의회 의원이었던 그룬트비 주교와 기독교자유학교 설립자인 콜드의 투쟁으로 가능한 것이었다"고 자유학교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덴마크의 자유학교는 자녀를 위한 교육을 선택할 권리를 위해 싸웠던 기독교 학부모들의 투쟁에서 잉태되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센 사무총장은 "현재 기독자유학교는 정부가 73%의 교육비를 보조하고, 나머지를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다. 만약 학부모의 학비부담이 고소득층만이 감당할 수준이 된다면, 그 학교는 더 이상 모두를 위한 학교가 아니다.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하고, "스웨덴의 기독교대안학교의 경우 학비 전체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지만 '기도하자'라는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기독교적 가치로 운영할 수 있는 자유는 거의 없다"고 소개하면서, "정부보조금은 일정부분만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선진의 기독교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두 나라의 기독교학교 전문가들이 한국의 기독교대안학교에 한 목소리로 주문하는 내용은 △학생들을 위해 수준 높은 교육 실시 △기독교적 가치 수호 △비싸지 않은 적정한 수준의 등록금 등이었다. 또한 두 나라 모두 동성애 결혼을 인정하는 사회와 국가의 변화된 법령, 세속화 속에서 어떻게 성경적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

'한국 기독교대안교육 운동의 성찰과 기독교대안학교의 방향' 제하의 발제에서 임태규 교장(두레자연중고등학교)이 지적한대로 현재 다양한 단체별로 펼치고 있는 기독교대안교육 운동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견지하면서 공통으로 하고 있는 사역은 서로 조율하고, 미개척 운동 영역에 대해서는 연합하여 역량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이 지금부터라도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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