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 3세 원득한 선교사, "한국 향한 사랑이 가장 빛나는 유산"

[ 교계 ] 언더우드 선교사 서거 100주년 기념 연세신학공개강좌서 강연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10월 13일(목) 10:12
▲ 호주, 미국 등 각지에서 온 언더우드 일가가 모인 가운데 지난 11일 연세대 신학관에서 언더우드 초상화 제막식이 열렸다.

언더우드 초상화 제막, 기념 전시회 등 연세대 다양한 행사 마련
제16회 언더우드선교상 카메룬 윤원로 선교사ㆍ말레이시아 조영춘 선교사 수상


"아버지(원한경)께 전해들은 할아버지(원두우)의 모습은 어디서나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과 협력해 일을 한 것이다. 기독교서회 설립, 한영사전 편찬, 스무 곳 이상의 교회 및 연세대 설립 등도 할아버지가 남긴 유산이지만 그 중에 가장 빛나는 유산은 조선 사람을 존경하고, 조선인의 능력을 믿었던 이 나라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언더우드 선교사(원두우, 1859~1916) 서거 100주년을 맞아 지난 11일 열린 연세신학공개강좌에서 원득한 선교사(89세)는 '언더우드의 유산' 제하의 강연에서 "할아버지의 유산은 조선인보다 더 조선을 사랑한 그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서 출생해 정전협정 때 통역도 지원했던 원득한 선교사는 은퇴후 미국으로 돌아갔고, 할아버지 서거 100주년을 맞아 노구를 이끌고 5년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유창한 한국어로 강연을 한 원득한 선교사는 "미국인들이 때로 선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어올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선교는 말이 아니다. 울어주는 것이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한다면 울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고 전하고, "할아버지가 많은 학교와 교회를 세우고, 신문을 시작하고, 성경을 번역하는 등 많은 일들을 했지만 그 모든 것은 사랑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연세신학공개강좌가 열리기 직전 연세대 신학관 2층 로비에서는 신과대학 초대교수로서 성경과 기독교윤리학을 가르쳤던 언더우드 선교사의 초상화 제막식이 열렸다. 연세대 신과대학(학장:유영권)이 마련한 제막식은 3세 원득한 박사를 비롯해 고 원일한 박사 부인 원성희 교수(전 이화여대) 등 20여 명이 넘는 3세부터 6세에 이르는 언더우드 일가가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 지난 11일 열린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 기념 연세신학 공개강좌에서 언더우드 선교사 손자인 원득한 선교사(리차드 언더우드)는 '언더우드의 유산' 제하의 강연을 통해 할아버지의 한국을 향한 사랑을 강조했다.

언더우드가를 대표해 축사를 전한 언더우드 4세 원한석 이사(연세대)는 "서거 100주년 기념 행사에 이렇게 많은 친척들이 한국을 방문할 줄 몰랐다. 여기서 살던 사람, 몇 차례 방문한 사람도 있지만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6세도 있다"고 감격스럽게 말하고, "이번에 방문하는 일가 중에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선교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아낌없이 후원해 준 형 '존 토마스 언더우드'의 4세, 5세도 참석했다"고 소개하며, "우리 언더우드가는 한국과 연세대에 깊은 사랑을 끊임없이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영권 학장은 "연동교회를 방문했다가 걸려있는 게일 선교사 초상화를 보고, 그 작가를 찾았는데 알고보니 이성희 목사 부인인 김봉희 작가였다"며, "흰 양복을 입은 언더우드의 전신 초상화를 실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 김형태 원로목사가 생전에 입으셨던 흰 양복을 이성희 목사가 빌려 입고 모델을 서줬다"며 후일담을 들려줬다.

김봉희 작가는 연세 기독교정신을 기리는 뜻으로 초상화를 기증했고, 이날 신과대학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11일과 12일 언더우드 초상화 제막, 기념공개강좌, 서거 100주년 기념행사, 언더우드선교상 시상식, 기념 전시회, 기념식수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며, 언더우드 선교사의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제16회 언더우드선교상 수상자로는 카메룬에서 28년간 사역한 윤원로 선교사와 말레이시아에서 16년간 선교한 조영춘 선교사가 선정돼 지난 12일 시상식을 가졌으며, 백주년기념관 박물관에서는 오는 25일까지 기념전시회가 열린다.

기념전시회에는 고종황제가 언더우드 선교사에게 하사한 것으로 전해지는 '사인참사검'을 비롯해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했거나 직접 관계했던 기관들의 옛 모습을 그린 펜화 40여 점, 초기 언더우드 타자기 20점, 언더우드 초상화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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