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소설의 매력에 빠져보자

[ 문화 ] 영 메시아, 워룸, 신과 왕 등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10월 05일(수) 17:06

문학가의 통찰력은 때론 학자들의 그것을 뛰어넘을 때가 많다3061.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본능과 감성, 영적인 면까지 넘나드는 문학은 인간의 마음에 보다 쉽게 다가가며, 결국 그 인간을 변화시키는데 보다 큰 영향력을 끼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라는 말보다 "인간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에 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에 기독교 소설 을 읽으며 우리의 영혼을 살찌워보자.

영 메시아(앤 라이스/포이에마)
 성경에 예수님의 공생애 이전에 대한 기록은 부모와 함께 예루살렘을 방문했다는 사실 정도다. 이러한 기록의 공백은 많은 이들에게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한다. 예수님은 누구와 어떻게 살았으며, 언제 자신이 신의 아들이며 메시아임을 알게 되었을까? 예수님의 가족들은 그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이 내용을 다루는 일은 아무래도 신학 보다는 문학의 영역이 더 어울린다. 앤 라이스는 이렇게 베일에 싸인 30년 중 1년의 시간을 뽑아내어 문학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미국 최고의 인기작가가 된 앤 라이스로 흡혈귀를 주제로 글을 쓰며 무신론의 입장을 고수해오던 작가다. 그러나 1998년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 후 그리스도의 품으로 돌아가 예수님에 관한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하고 자료조사와 스토리 구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3부작을 기획안 그녀의 첫번째 작품이다.

워룸(크리스 패브리/진진)
 '워룸(war room)'은 말 그대로 '전쟁의 방'이라는 뜻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눈치를 챘겠지만 '영적 전쟁의 방', 다시 말해 '기도의 방'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요즘 교회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교인이다. 적당히 교회에 다니고 그럭저럭 신앙생활을 하는 그녀가 클라라 부인이라는 한 여성을 만나 기도를 배워가며 삶에 크고 작은 변화를 겪게 된다. 그녀는 삶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경험하지만 그때마다 워룸으로 들어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먼저 자신이 변화하고, 딸과 남편도 변화한다는 내용이다. 2015년 영화로도 제작된 워룸은 기독교 영화사상 드물게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악인 씨의 삶과 죽음(존 번연/크리스천다이제스트)
 기독교 최고의 고전 중 하나인 '천로역정'으로 유명한 존 번연의 작품이다. 1680년에 출간된 이 책은 존 번연이 '천로역정'을 쓰고 난 후 그 책에서 묘사한 것과 반대되는 인간상을 보여줄 목적으로 쓴 책이다. '천로역정'이 천성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길을 풍부한 상징으로 승화했다면, 이 책은 악인 씨가 멸망을 향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실제 일어난 하나의 사건으로 말하고 있다는 점이 두 작품의 차별점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생생한 사실주의에 기반한 책으로 작가조차도 "내가 친히 경험한 일들에서 벗어난 일들은 가능한 한 적게 말하려고 했다"고 밝혔을 정도. 현인 씨와 경청 씨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책의 내용은 '육신의 생각'에 대한 신자의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과 왕(린 오스틴/그린로즈)
 크리스티 상 8회 수상에 빛나는 작가인 린 오스틴의 장편 역사소설 왕 연대기 시리즈 5권 중 첫 번째 책이다. 이 대하소설에서는 예루살렘의 유대 왕 아하스와 아들 히스기야의 삶을 다룬다. 불의 신 몰록에게 아이들을 산 채로 던지는 우상숭배가 판치던 시대, 아하스는 우상 몰록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 변태적인 시도를 하게 되고 그의 둘째 아들 히스기야는 불의 신 몰록의 제단에 끌려가 형 엘리압과 이복동생 아마리아의 참혹한 죽음을 목격한다. 극한의 공포에 떨고 있을 때 그의 조상의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히스기야는 하나님을 섬기는 삶을 시작한다. 작가의 깊이 있는 성경 역사 연구와 통찰력 있는 창의력에 더해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성향에 대한 분석은 기독교 소설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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